[앵커]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오늘(26일) 사망했습니다.
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첫 직선제 대통령이자 최초로 구속 수감된 전직 대통령이기도 한 노 전 대통령은 영욕이 점철된 일생을 보냈습니다.
백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89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지병으로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노 전 대통령은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10월 26일, 또 한 명의 전 대통령이 숨을 거둔 겁니다.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에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은 경북고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해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했습니다.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주도한 12·12 군사쿠데타로 권력의 2인자가 된 노 전 대통령은 '정치군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초대 체육부 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민정당 대표를 지낸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됩니다.
6월 항쟁 직후 6.29 선언을 발표해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인 노 전 대통령.
<故 노태우 / 전 대통령> "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국민적 화해를 이룩하기 위하여는 대통령 직선제를 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이른바 야권의 3김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보통사람'을 내건 노 전 대통령이 직선 대통령이 됩니다.
88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등의 성과를 냈고 특히 소련과 중국, 헝가리와 잇따라 국교를 맺어 이른바 '북방외교'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퇴임 후의 삶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1995년, 수천억 원대의 비자금을 숨긴 혐의로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구속됐고, 12·12 군사 반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등 내란죄로 징역 17년, 추징금 2천 600억여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997년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지만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내내 지병에 시달렸습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아들 재헌씨가 있습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국가장 대상이지만 현행법상 국립현충원 안장은 불가능할 전망입니다.
국립묘지법에 '내란죄'로 실형을 받은 전직 대통령은 현충원에 안장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백길현입니다. (wh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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