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수천명 아이들 학대 기록…선감역사박물관 재개관

문화·연예

연합뉴스TV 수천명 아이들 학대 기록…선감역사박물관 재개관
  • 송고시간 2021-10-30 10:26:29
수천명 아이들 학대 기록…선감역사박물관 재개관

[앵커]

거리의 아이들을 교화시킨다는 목적으로 수천명의 아동들이 강제노역과 폭행에 시달린 '선감학원'이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당시 기록을 수집중인 역사박물관이 최근 재개관했는데요.

아픈 역사의 목소리를 정다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일본 교관들 사이 빼곡히 서 있는 빡빡머리 아이들.

같은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소년들의 얼굴엔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강제수용소 '선감학원'의 기록을 담고 있는 선감역사박물관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남루한 컨테이너에서 선감학원 옛터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랑아 교화'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폭력의 역사는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정진각 / 안산지역사연구소 대표>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잡아다가 이곳에 수용을 시켰죠. 미 군정기를 거쳐 1950년대~70년대 말까지 운영되다가 1982년에 정식으로 폐쇄됐습니다."

외딴 섬, 대부도로 끌려온 아이들을 기다리는 건 매질이었습니다.

<정남석 /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 "맨날 단체기합 받는 거죠. 엎드려 뻗쳐하고 곡괭이로 맞는 거죠."

탈출을 시도하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정남석 / '선감학원' 피해 생존자> "들어온 지 며칠 안 된 애들이 이제 무서우니까 가는 거야. 가다가 갯벌 같은 데 빠져 죽고, 거의 죽은 애들이 많죠."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친구들 손에 묻혔습니다.

표지판 하나 없이, 무성한 잡초가 솟은 묘지엔 누군가 두고 간 조화 한 송이가 억울한 넋들을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아픈 역사는 아직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정진각 / 안산지역사연구소 대표> "피해자라고 드러낸 사람은 200명이 채 안 됩니다. 어떻게 운영되다가 어떻게 나갔는지, 또 얼마나 죽었는지를 알 수가 없어요."

피해생존자 신고를 받고 있는 선감역사박물관은 한 명 한 명의 목소리가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며 용기를 내달라 부탁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yeye@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