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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 숨긴 미중 정상, 겉으론 화기애애…말 속에는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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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비수 숨긴 미중 정상, 겉으론 화기애애…말 속에는 뼈
  • 송고시간 2021-11-16 19:49:00
비수 숨긴 미중 정상, 겉으론 화기애애…말 속에는 뼈

[앵커]

미중 정상의 화상을 통한 194분간의 첫 만남은 신냉전으로 흐르는 양국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손을 흔들어 반겼지만 이런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서로 주고받은 말 속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화상으로 처음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시에 손을 흔들며 친근함을 나타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각각 부통령과 부주석 시절인 2011년을 비롯해 최소 8차례 만났을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은 두텁습니다.

하지만 신냉전 양상으로 흐르는 미중 관계를 반영하듯 두 정상의 환대 방식은 사뭇 달랐습니다.

또 말 속에는 뼈가 있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활짝 웃으면서도 사무적인 말투로 시 주석을 반겼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만날 시간을 찾게 돼 기쁩니다. 다음번에는 우리가 중국을 여행했을 때처럼 얼굴을 직접 마주 보고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시 주석이 코로나 사태 발발 후 약 2년간 국내에만 머무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시 주석은 말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을 강조했지만 굳은 표정을 좀처럼 풀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만나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 우리가 화상으로 만나는 건 처음입니다. 오랜 친구를 만나서 기쁩니다."

'오랜 친구' 발언은 앞서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은 오랜 친구가 아니라고 잘라 말한 것의 허를 찌르기 위한 한수로 해석됐습니다.

모두발언 때 바이든 대통령은 두 손을 모으고 시 주석의 말을 경청하거나 턱을 쓰다듬은 뒤 메모를 한 반면 시 주석의 자세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중국 측에 각각 차려진 회담 테이블도 양국의 체제만큼이나 간극이 컸습니다.

미국은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 바이든 대통령이 상석에 앉고 배석자들이 둘러앉는 형태였던 반면, 중국은 대면회담을 하는 것처럼 시 주석 좌우로 참모들이 일렬로 앉는 진용을 짰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없는 '194분간'의 화상 만남.

냉랭한 양국 관계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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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