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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달라" 중국서 '봉쇄 반대' 대규모 시위

세계

연합뉴스TV "자유를 달라" 중국서 '봉쇄 반대' 대규모 시위
  • 송고시간 2022-11-28 20:01:40
"자유를 달라" 중국서 '봉쇄 반대' 대규모 시위

<화상연결 : 임광빈 연합뉴스TV 특파원>

[앵커]

중국에서는 봉쇄식 방역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국에 걸쳐 전례 없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도 긴장하는 모습이라고 하는데요.

베이징을 연결하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베이징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고요?

[기자]

베이징 시내 중심에서 동북쪽으로 량마차오라는 지하철역이 있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각국 공관이 인근에 있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산리툰과도 가까운 곳입니다.

이곳 량마차오 인근에서 어젯밤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검열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흰 종이를 손에 들었는데요.

'자유를 달라'며 함성을 외쳤습니다.

<현장음> "자유를 원한다. 자유를 원한다. 자유를 원한다."

시위는 베이징뿐만 아니라 상하이와 청두, 우한, 광저우 등 중국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위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을 겨냥해 "물러나라"는 함성도 터져 나왔습니다.

<현장음> "공산당, 내려와라. 공산당, 내려와라. 시진핑, 내려와라. 시진핑, 내려와라."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비롯해 중국 각지 50여개 대학 학생들의 시위 참여도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 등 비밀채팅방을 이용해 시위 사실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단속에 대비해 공안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중국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지만, 이처럼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 시위가 벌어진 것은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참사로 19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이 도화선이 됐습니다.

당시 소방차에서 쏘아대는 물줄기가 불이 난 현장에 닿지도 않는 영상은 보는 이들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오게 했는데요.

코로나 봉쇄 탓에 제때 진화되지 못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급속히 퍼지면서 25일 우루무치를 시작으로 항의 시위가 줄을 잇기 시작한 겁니다.

<중국 신장 우루무치 주민> "당신들은 우리 같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이곳에 가둬두고 우리가 죽을까 봐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유가 필요합니다."

최근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이 중국인들의 여론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관중석에서 마스크 없이 열광하는 응원단의 모습을 TV로 지켜본 중국인들은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며 봉쇄와 통제를 계속하는 중국 당국에 분노를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경기를 중계방송하는 중국 관영 CCTV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중들의 모습을 다른 화면으로 대체하는 등 월드컵 중계화면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검열도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영국 BBC 방송기자는 공안에게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됐고 몇 시간 동안 붙잡힌 채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BC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해당 기자를 석방한 뒤에는 중국 당국자가 "시위대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기자의 안전을 위해 연행했다고 주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오늘 정례브리핑을 통해 해당 기자가 외신기자증 제시 요구에 따르지 않아 현장에서 철수시킨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대규모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반응도 궁금한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동시다발 시위에 중국 당국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입니다.

중국 방역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각 지방정부에 방역 상황 감독을 위한 실무단을 파견했다고 중국 관변 매체들이 보도했는데요.

실무단은 당국의 방침과 다른 과도한 정책을 바로잡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고지도부를 향한 불만을 일선 지방정부의 책임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이웃이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격리시설 대신 집에 머물 수 있도록 함께하자는 서명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SNS 웨이보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는데요.

직접 보겠습니다.

<현장음> "격리시설에 가면 기본적인 의료시설도 없어요. 격리시설 상황을 알아요? 어떤 시설로 가는지는 알아요? (몰라요) 그래요. 그러니 그냥 집에서 기다려요."

천식을 앓는 세살짜리 아이의 감염 사실을 확인하고 격리시설로 이송되는 가족을 향해 이웃들이 집에서 머물라고 설득하는 장면인데요.

백만명 넘는 누리꾼들의 호응과 4만5천개 넘는 응원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중국 #코로나19 #제로코로나 #봉쇄식방역 #대규모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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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