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가 아이와 남편을 한꺼번에 잃은 자선단체 운영자와 대화하다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BBC 방송 등이 현지시간 10일 보도했습니다.

윌리엄 왕세자는 이날 자신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운영하는 왕립재단의 '전국 자살 예방 네트워크' 출범을 기념해 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한 단체의 설립자 리안 매닝스와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매닝스는 2012년 돌쟁이 아들을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잃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이 숨진 지 닷새 만에 남편마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후 매닝스는 다른 두 자녀를 키우면서 자살 예방과 유족 지원을 위한 단체 '투위시'(2Wish)를 운영해 왔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 영상을 보면 윌리엄 왕세자는 매닝스에게 남편을 잃고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떤지, 기회가 있었다면 남편에게 뭐라고 말했을지 등을 물었습니다.

이에 매닝스는 "'왜 내게 말 안 했어? 왜 내게 오지 않았어?'라고 물었을 것"이라고 답하며 "그러면 우린 괜찮았을 텐데"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난 내가 뭘 놓쳤던 건지 궁금해하며 그와 함께했던 마지막 며칠을 영원히 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목에서 윌리엄 왕세자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닝스가 "괜찮냐?"라고 묻자, 윌리엄 왕세자는 "미안하다. 이런 질문을 하기 힘들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매닝스는 "인생이란 이렇게 끔찍한 난관을 안긴다. 그에 관해 대화하고, 희망을 품으면서 계속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소년기에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사고로 잃은 윌리엄 왕세자의 아픔을 위로한 것입니다.

왕립재단이 100만 파운드(약 18억 9천만 원)를 들여 결성한 '전국 자살 예방 네트워크'에는 영국 전역의 자살 예방 단체들이 참여해 조직적인 활동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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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