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는 '기업사냥꾼'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하지만, 기업을 구조조정하고 경영을 정상화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미국의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헐값에 사들인 후 일본 시총 1위 회사로 키워내면서 최근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성공해 대박이 났고,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나눠주면서 직원들 역시 1인당 100억원에 가까운 주식부자가 됐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때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부실기업으로 전락해 청산 위기에 놓여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키옥시아 사옥[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베인캐피털, 일본 시총 1위 반도체사 키옥시아 '초대박'

일본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 키옥시아가 주가 급등으로 일본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면서 미국 대형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도 초대박이 났습니다.

베인캐피털 관계자는 8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키옥시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베인캐피털은 2018년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를 헐값에 인수했는데, 8년 만에 엑시트에 성공한 겁니다.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도시바에서 분사한 도시바메모리를 2018년 약 180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베인캐피털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보유 지분을 단계적으로 시장에 매각해 왔으며, 이번에 전량 매각에 성공하며 투자금 회수를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적인 AI 투자 열풍으로 키옥시아의 주가는 지난 2024년 12월 18일 상장한 날 대비 4,000% 이상 급등하면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베인캐피털이 인수 후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준 탓에 직원들이 1인당 10억엔(약 95억원)이 넘는 '주식 부자'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사모펀드와 직원들이 모두 큰 수익을 내면서 사모펀드가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부실기업을 구조조정하고 산업 재편을 촉진하는 긍정적 측면이 부각된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홈플러스, '공중분해' 뒤 부동산 매각 수순 밟나…운명 가를 2주(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 5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 모습. 2026.7.5 ondol@yna.co.kr(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 5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 모습. 2026.7.5 ondol@yna.co.kr


◇ MBK, 업계 2위 대형마트를 청산 위기로 내몰아

반면, 대형마트 업계 2위에 한때 전국에 140여개 점포를 갖췄던 홈플러스의 경우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이커머스 성장 속 경영난이 가중되며 기업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지난 5월 말 기준 홈플러스 직원은 1만2천명 가량으로 이들과 대형마트 주차·카트관리, 청소 등 간접 고용 인원 1천명까지 모두 실업자가 될 상황으로, 홈플러스 납품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큰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게다가 국민연금이 투자한 수천억원 규모의 국민 노후자금 회수 가능성도 사실상 희박해졌습니다. 국민연금은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총 6,121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9천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던 자산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게 됐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가 아니라 차입매수와 사모펀드식 단기 수익 경영의 부작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짚어야 할 것은 MBK의 부도덕한 M&A(인수합병) 방식”이라며 "M&A가 자본시장에 일종의 필요악 같이, 일정하게 필요하지만 이것이 잘못됐을 때 부작용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게 홈플러스 사태”라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9일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번 사태는 고액의 차입금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껍데기만 남기고 먹튀하는 약탈적 사모펀드가 불러온 전형적인 민생 참사”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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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DK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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