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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삭발 태풍…지지층 결집·입지 다지기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에 삭발 태풍…지지층 결집·입지 다지기
  • 송고시간 2019-09-17 07:21:05
여의도에 삭발 태풍…지지층 결집·입지 다지기

[앵커]

어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국 법무장관 퇴진을 촉구하며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삭발은 단식만큼 강력한 대정부 투쟁수단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지지세력을 넓히고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효과도 있는데요.

한국의 독특한 문화인 삭발의 정치를 최덕재 기자가 진단해봤습니다.

[기자]

우리 사회에서 삭발은 각계각층의 이해 당사자가 '결연한 의지'를 외부에 표현하는 수단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예외가 아닙니다.

1975년 유신 정권 때 문동환 목사가 삭발로 권력에 저항을 표시했고, 1987년 대선 때 박찬종 의원은 '김영삼-김대중 야권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삭발은 일단 시각적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투쟁 수단입니다.

긴 시간이 필요한 단식이나 장외투쟁과 달리 단번에 지지자들에게 투쟁의 의지를 불어넣고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삭발하는 사람이 머리가 긴 여성이라면 그 파괴력은 배가됩니다.

지난 주 이언주 의원은 조국 법무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며 국회에서 삭발식을 가졌습니다.

포털 실시간 검색과 각종 뉴스 순위에서 상단을 점령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았습니다.

여성 의원의 삭발은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과정에서 머리를 민 김재연·김미희 의원 이후 사상 두번째로 알려졌습니다.

삭발은 주요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사이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리면서 당내 입지를 다지는 방법으로 활용되곤 합니다.

강남 3구를 지역구로 둔 칠순이 넘은 박인숙 의원이 삭발을 감행하자 황교안 대표부터 현장을 찾아 성원을 보냈습니다.

지난 5월 패스트트랙 정국 때는 윤영석·이장우·김태흠·성일종 의원이 삭발을 했고, 박대출 의원은 영화 '아저씨'의 주인공 원빈처럼 거울 앞에서 머리카락을 밀고 그 전과 후에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국당 지지층 사이에선 총선 생존을 위한 물갈이 여론이 비등합니다.

다만 이렇게 삭발을 하면서까지 당을 위해 결기를 보여준 의원들의 경우 적어도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D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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