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해임된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A교수가 대학원생들의 인건비까지 빼돌린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학과가 수년간 대학원생 장학금과 인건비를 빼돌렸는데도 서울대는 조사는 커녕 쉬쉬했습니다.
신새롬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BK21 사업'의 인건비로 받은 장학금 일부를 이체한 내역입니다.
교내 장학금은 물론 계절학기 조교 인건비까지, 대학원생 개인에게 지급된 장학금과 인건비가 '학과 융통자금' 통장에 고스란히 재입금된 겁니다.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의 대학원생들은 지난 2012년부터 이 같은 페이백을 강요당했습니다.
매학기 회계담당 학생이 통장을 만들어 관리하고, 회식에서부터 교수 개인용도로도 사용됐습니다.
<이모씨 /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대학원 졸업생> "학과 회식비로 많이 쓰이고, 술값으로 많이 쓰이는 걸로 알고 있고… 개인선물도 BK카드로 사셨다고… (항의하면) 배가 불렀다, 감사할줄 모른다, 이런 식의 말씀도 하시고 묵살하셨죠. 보통…"
문제는 이 같은 연구비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은 채, 서울대가 지난달 서어서문학과 A교수에 해임처분을 내린 겁니다.
학생들은 제기된 의혹들이 모두 해소된 뒤, A교수에는 재임용이 불가능한 '파면'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A교수 외 학과 전체에 불똥이 튀고, 추후 BK사업을 따내는데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학교 측이 서둘러 조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
<김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대에서는 BK21 장학금 페이백 의혹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고, 연구재단측에도 감사를 요청해야 할 것입니다. BK21을 포함한 대학원생들에게 지원되는 부분에 대해서 철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예산이 연간 2,000억원을 넘는 BK21 사업의 운영지침 위반이 확인된 만큼, 비용 환수조치와 함께 감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r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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