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고종이 몸 덥혔나'…경복궁 향원정 온돌 확인

문화·연예

연합뉴스TV '고종이 몸 덥혔나'…경복궁 향원정 온돌 확인
  • 송고시간 2019-11-20 20:36:56
'고종이 몸 덥혔나'…경복궁 향원정 온돌 확인

[앵커]

경복궁 후원 연못에 있는 향원정 바닥에서 온돌 시설이 확인됐습니다.

궁중 정자에서 온돌이 나온 것은 드문 사례인데, 형태 역시 독특하다고 합니다.

박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복궁 건청궁 앞 연못 한 가운데 있는 향원정.

'향기가 멀리 퍼지는 정자'라는 뜻으로 고종 황제 때인 1870년 경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화재청이 향원정을 발굴 조사한 결과 정자 아래서 독특한 양식의 온돌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온돌 바닥은 콘크리트로 덮여 구들장은 사라졌지만, 불길과 연기가 나가는 통로와 온돌 윗목에 연기를 머무르게 하는 고랑, 연기가 나가는 길 등을 찾아냈습니다.

궁궐 안 정자에 온돌이 사용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

게다가 방바닥 전체를 데우는 일반적인 온돌 방식과 달리 가장 자리만 난방이 되는 구조도 독특합니다.

<배병선 /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소장> "바깥쪽으로 돌려서 난방을 하고 안쪽은 아마 따뜻하게 열기가 전도돼 훈훈한 기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마룻 바닥으로 된 정자를 덮여 날씨가 추운 겨울에도 쉬어가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1880년대 향원정 연못에서 스케이트대회가 열렸고,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구경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향원정은 해방 이후 몇 차례 보수를 거쳤지만 기울어지고 뒤틀리는 현상이 계속돼 2017년 해체와 보수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반영해 향원정 온돌 시설을 복원하고, 기둥과 석축을 다시 세우는 등 공사 작업을 거쳐 내년 7월 재개방할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