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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 中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 퇴출…"청소년에 악영향"

세계

연합뉴스TV [차이나워치] 中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 퇴출…"청소년에 악영향"
  • 송고시간 2021-09-03 17:36:00
[차이나워치] 中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 퇴출…"청소년에 악영향"

[앵커]

최근 중국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연예인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게 단순히 문제의 연예인만을 솎아내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대중문화 전체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을 연결해서 보다 자세한 배경 알아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중국 당국의 단속 강도가 무척 강한 거 같은데요.

연예인들의 행실 하나하나까지 지적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중국 당국이 최근 잇따라 연예계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눈에 띄는 것 중에 하나가 여성스러운 남자 아이돌에게도 퇴출령을 내린 것입니다.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이 발표한 방송·연예계 관련 통지를 보면, 이런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냥파오 등 기형적인 미적 기준을 결연히 근절한다"는 것입니다.

'냥파오'는 겉모습이나 행동 등이 여성스러운 남성을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신문은 "냥파오는 전통적인 중국 문화 속 전형적인 남성상인 '마초'에 부합하지 않거나 화장을 하는 아이돌 가수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런 인기 아이돌은 종종 '샤오시엔로우', 이른바 잘생긴 젊은 남자라고도 불리는데, 일각에서는 이들이 전통적인 사회적 가치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잘생긴 젊은 남자가 전통적인 사회적 가치를 위협한다'는 말에 동의하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은데요.

중국인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중국의 SNS 웨이보에서도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부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중국 당국의 조치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일부 확인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아이돌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앞서 말씀드린 '냥파오' 논란이 벌어져 왔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인데요.

일부 학자들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아이돌'이 아이들의 미래를 망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 청춘을 저당 잡히고, 학교를 떠나 연습생 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이번 고강도 규제를 발표하면서 아이돌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을 퇴출시켰는데요.

스타와 그 자녀가 동반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도 제작·방송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젠더에 대한 표현은 재능이나 성격, 애국심, 사회 기여도와 관련이 없다"는 반박도 있지만, 당국이 정한 정책 방향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아이돌을 따르는 팬덤에 대한 단속도 강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는 올해 초 한 아이돌 경쟁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많은 돈을 들여 투표를 하는 것이 사회문제로 지적된 적이 있는데요.

중국 당국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팬들의 유료 투표를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팬들이 아이돌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음원을 대거 사들여 차트 순위를 높이는 관행을 막겠다며, 주요 음악 플랫폼에서의 음원 중복 구매도 금지했습니다.

연예인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욕을 하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싸우는 것도 단속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관리의 책임은 온라인 플랫폼 회사에 맡겨, 관리가 안 될 경우 처벌하기로 한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변 매체들은 이 같은 팬덤이 중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해외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계했는데요.

최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서 사진을 찍어 올린 배우 장저한의 행동을 일부 팬들이 옹호한 것을 두고, 해외 세력에 휘둘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의 팬 일부가 법적 대응과 구금 해제를 돕자며 모금 운동을 벌인 것을 두고 과도한 팬심이란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앵커]

연예인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은 크리스의 성범죄 의혹이 전해진 뒤부터 부쩍 강해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크리스는 지난 2012년 아이돌 그룹 엑소로 데뷔했다가 2년 만에 기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거쳐 팀을 탈퇴한 후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는데요.

지난달 16일 미성년자 등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중국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앞서 말씀드린 장저한이 지난 2018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서 찍은 사진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연예계에서 퇴출됐고, 탈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명 배우 자오웨이와 정솽 등도 활동 당시 영상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모두 사라지는 등 사실상 퇴출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문화·연예계 관계자들은 긴급 좌담회를 열고 당국의 조치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라페이캉 / 중국영화협회 부주석> "탈세, 세금은닉, 매춘에다 심지어 강간까지 이런 도덕 수준은 업계에 혼란과 그릇된 풍조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이제 반드시 정돈해야 할 시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문제가 되는 연예인에 대한 단속의 필요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과도한 측면이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이 같은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자]

중국 당국은 단순히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을 퇴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방송에 출연할 수 없는 연예인의 기준에 정치적 소양과 사회적 평가가 포함되는가 하면, 정치적 입장이 정확하지 않고, 당·국가와 한마음 한뜻이 아닌 사람'도 출연할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연예인을 비롯한 문화 예술인에 대한 교육 관리를 통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진핑 주석이 강조해 온 발언을 공부하고, 그 의미와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이 연예인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서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 것인데요.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유명 연예인들이 하나의 '문화권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공산당의 절대 권위에 도전할 수 없도록 미리부터 싹을 자르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3 연임을 결정하는 내년 당대회까지 이 같은 사상과 여론 통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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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