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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향계] 대선 핵심변수로 떠오른 '의혹 수사'…안갯속 정국

정치

연합뉴스TV [대선풍향계] 대선 핵심변수로 떠오른 '의혹 수사'…안갯속 정국
  • 송고시간 2021-09-26 10:00:34
[대선풍향계] 대선 핵심변수로 떠오른 '의혹 수사'…안갯속 정국

[앵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연일 정치권을 달구고 있습니다.

여야의 대선 지지율 1위 후보들이 연관돼 있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이번 주 대선 풍향계에서 이승국 기자가 관련 내용 짚어봤습니다.

[기자]

역대 대선 과정을 보면 유력 주자를 둘러싼 이른바 '의혹 수사'가 크고 작은 변수로 작용해왔습니다.

여야의 고소·고발전 속에 검찰이 떠밀리듯 수사에 나서게 된 경우가 많았지만, 때로는 검찰의 대선 개입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다스 차명 재산과 도곡동 땅 의혹 등이 불거졌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한나라당 경선 직전, 도곡동 땅에 대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대선 2주 전에는 10여년 뒤 이 전 대통령 구속 사유가 된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아들을 둘러싼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른바 '병풍' 수사입니다.

검찰은 대선 두 달 전 이 후보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대선 직후에는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 씨를 무고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1997년 대선 직전에는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에서 야당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지만, 검찰은 대선 전 수사 종결이 불가능하다며 수사를 유보했습니다.

차기 대선을 5개월 남짓 앞두고 다시금 수사기관이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각 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여야 지지율 1위 후보가 관련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수사가 시작된 건 '고발 사주' 의혹입니다.

검찰과 공수처에서 동시에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의혹의 핵심은 지난해 총선 직전인 4월 3일과 8일,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범여권 정치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이 과정에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가 관여했는지 여부입니다.

여권은 "직제상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자리는 검찰총장의 의지와 분리돼 행동할 수 있지 않다"며 윤 후보 연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윤 후보는 언론에 공개된 관련 고발장은 출처도, 작성자도 분명하지 않은 '괴문서'라고 일축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지난 8일)> "저를 국회로 불러주십시오. 당당하게 저도 제 입장을 얘기하겠습니다. 치사하게 숨어서 하지 말고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면 책임질 각오를 하고…."

이번엔 추석 연휴를 뒤덮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검찰과 경찰에서 관련 수사에 착수한 상태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이 공영 개발 사업에 각종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게 핵심입니다.

1조 5천억원 규모의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가 환수한 이익은 5천500억 원, 민간 업체 '화천대유'는 4천억 원을 가져갔습니다.

논란은 이 화천대유가 불과 지분 7%, 자본금 3억 5천만원을 내고 천배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이 특혜 아니냐는 겁니다.

국민의당과 공조해 '대장동 특검법'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국민의힘은 이 사안을 이 후보가 연루된 '배임 사건'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은 수천억 원짜리 민간 개발사업을 공공 개발로 전환해 5,500억원을 성남시로 환수한 모범행정 사례라며 야권의 의혹 제기를 반박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19일)> "제가 부정을 하거나 정말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 사퇴하고, 공직 다 사퇴하고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전문가들은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대선 국면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유권자들의 시선이 각종 의혹에 쏠릴수록 각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한 관심은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준한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 앞두고 중요한 정책이나, 비전이나, 코로나19 이후에 나라가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논하기보다는 이런 의혹을 중심으로 논쟁이 이어지는 것 자체는 굉장히 소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이해가 정면충돌하는 상황 속에서 실체적 진실 규명 작업은 난항을 겪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규명 작업을 벌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정치적 중립을 자임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 공수처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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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