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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 中매체 "대미 강공외교 효과"…자신감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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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차이나워치] 中매체 "대미 강공외교 효과"…자신감 고개
  • 송고시간 2021-10-08 17:38:53
[차이나워치] 中매체 "대미 강공외교 효과"…자신감 고개

[앵커]

이번 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동 이후 중국에서는 그동안 강경한 대미 외교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에서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미중 고위급 회동 이후 중국 매체들이 내놓은 반응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최근 미중 갈등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 석방에 이어 중국과의 고위급 대화에 미국이 적극 나서는 것을 두고 중국 매체들은 강경한 대미 외교가 거둔 승리로 평가하는 모습입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취리히 회동과 관련해 "미국의 미중관계 발언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관리들이 '협력과 경쟁, 대결'의 삼분법으로 미중관계를 묘사해 왔지만, 최근 이같은 표현의 빈도가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신 중국과의 관계를 표현하면서 새로운 표현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지난달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통화하면서 "양국이 경쟁으로 인해 충돌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한 말을 예로 들었습니다.

지난 1일 중국의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축하 성명을 발표한 점도 언급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이 미국을 향해 신냉전을 원치 않는다면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라며 변화를 촉구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중국에서는 일단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고위급회담과 비교해 이번 취리히 회동의 분위기는 좋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회동 분위가 좋았다고는 하지만, 미중 양국 완전히 입장차를 좁혔다고 보기는 또 어렵지 않은가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회동 결과를 전하는 양국의 발표 내용에서 양측의 입장차는 또 확인됐습니다.

양국 발표문에 나란히 등장한 '경쟁'이라는 표현을 주목해 볼만 한데요.

백악관이 '책임있는 경쟁'을 거론한 반면, 중국은 양국 간 경쟁은 '세계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중국과의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면,

중국은 자국을 경쟁상대로 규정하는 미국의 시각이 중국의 굴기를 막으려는 의도와 연결돼 있다며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연내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에 뜻을 같이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지만, 상대국에 대한 시각차가 현격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만과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와 인권 문제 등은 양측이 시각차를 좁히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매체들도 미중관계를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양측이 지속적인 관계 유지와 소통을 강조한 만큼, 향후 교류는 더욱 빈번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미중 정상이 연내 회담을 하기로 한 부분은 의미 있는 성과로 보입니다.

다만, 직접 만나는 대신 화상 회담을 하기로 했는데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대면 회담 대신 화상 회담을 택한 이유는 중국 측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 2월부터 해외 방문은 물론, 외교사절조차 접견하지 않고 있는데요.

시 주석은 최근 모든 양자회담과 다자 외교 회의에 화상으로만 참여하고 있는데, 미국에도 이 기조를 고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 주석은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방역의 '만리장성'을 쌓았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베이징에 외국 외교사절을 들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중이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갈등 해소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안보·통상·인권 등 각 분야에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왔습니다.

화상 회담이 이뤄진다면 미국은 대만과 홍콩,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미국이 공개한 대중국 무역정책 등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중국은 일관되게 서로의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라며 미국의 인식 전환을 촉구해 왔는데요.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만과 홍콩, 신장,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한 미국의 대 중국 압박 기조를 변경하라고 촉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의 협력 분야로 기후 분야나 북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화상 회담에서도 충돌 방지와 상황 관리 이상의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방금 언급한 대만 문제는 중국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최근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중국은 지난 1일 국경절 연휴 시작과 동시에 대만을 향한 역대급 무력 시위를 펼치면서 대만 해협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미국도 즉각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도발적인 군사 활동을 매우 우려한다"며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대응했습니다.

대만을 정조준했던 중국의 공중 무력 시위는 연휴 막바지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대만이 느끼는 안보 위기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만은 올해 들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온 중국 군용기가 총 600대를 넘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미 작년 한 해 전체의 약 380대를 크게 넘어선 상황입니다.

대만 국방부장은 최근 이미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역량을 갖고 있다며, 2025년이 되면 전면적으로 대만을 침공할 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현지시간 7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평화를 해치는 중국의 행동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고 밝혔는데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정치국원과 취리히에서 만난 직후 이같은 입장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한편, 미국 특수부대와 해병대가 대만군을 실제로 직접 훈련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군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만의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 현지에서 1년 이상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신문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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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