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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전 아픔을 잊지 말아요…단양 시루섬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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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50년전 아픔을 잊지 말아요…단양 시루섬의 기적
  • 송고시간 2022-08-19 22:24:53
50년전 아픔을 잊지 말아요…단양 시루섬의 기적

[앵커]

단양 시루섬의 기적이라고 들어보셨나요?

50년 전 단양의 작은 마을에 찾아온 태풍으로 남한강이 범람하며 대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때 시루섬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는데 주민들이 똘똘 뭉쳐 14시간을 버틴 끝에 기적처럼 생존한 이야기인데요.

50년이 지나 당시 생존자들이 마을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남한강 한 가운데, 풀만 가득한 작은 섬이 나옵니다.

충주댐 건설로 수장되기 전 모양이 시루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 시루섬.

50년 만에 마을 땅을 찾은 주민들은 그날의 아픔이 떠오릅니다.

50년 전 8월 태풍 베티의 영향으로 사흘 연속 폭우가 내리며 이 남한강이 범람해 당시 44가구 250여 명 살던 시루섬 마을이 그대로 물에 잠겼습니다.

마을 전체에서 물에 잠기지 않은 곳은 높이 6m, 지름 5m의 물탱크가 유일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물탱크 위에 올라가 서로를 붙잡고 14시간을 버티며 구조됐습니다.

품속에서 100일 된 아이가 압박을 견디지 못해 끝내 운명을 달리했지만 새댁은 마을 주민들이 동요할까 아이를 잃은 슬픔을 그대로 참아내야만 했습니다.

당시 새댁은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그날의 슬픔은 잊지 못합니다.

<최옥희 / 시루섬의 기적 생존자> "그때요? 그때는 사는 거 같지도 않고, 내 몸이 아프고 그러니까 얘기를 밤새 숨도 없는 걸 안고 있었으니까…"

단양군이 시루섬의 기적 50년을 맞아 그날의 정신을 기억하자는 의미의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생존자와 가족 60여명을 초대해 시루섬을 둘러보고 생존자들에게는 영웅 호칭을 헌정했습니다.

또 단양군 학생들이 시루섬의 기적을 재연하며 당시 그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도 체험했습니다.

<김문근 / 단양군수> "서양의 타이타닉 정신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시루섬의 정신이 있고, 이 정신을 잘 기록 보존해서 단양의 역사와 후대에…"

단양군은 시루섬의 기적을 관광자원화하고 당시 마을 주민들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충북_단양군 #시루섬의기적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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