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인 로절린 여사가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동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로절린 여사는 카터 전 대통령과 삶의 모든 단계를 함께한 동반자였는데요.
로절린 여사의 생을 황정현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태어날 때부터 남편과 이웃이었던 로절린 여사.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은 해군사관 생도가 된 카터 전 대통령이 잠시 집에 돌아왔을 때 데이트를 시작한 이후 이듬해 결혼에 성공합니다.
<로절린 카터 / 前 영부인> "고등학교, 대학교 때엔 결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때는 남자에 관심이 없었고 (중략) 그러다 지미 카터가 나타났고 제 인생은 모험이 되었어요."
남편이 정계에 입문한 뒤부터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녀는 친절한 태도로 사람들의 호감을 사며 조용한 내조를 펼쳤습니다.
이후 카터 전 대통령의 재임 동안에는 '공동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퍼스트레이디로서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내각 회의와 주요 브리핑에 참석하는가 하면 대통령 특사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 명예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임기를 마친 뒤에는 카터 재단을 함께 설립해 정신건강과 돌봄, 인권 이슈 등에 전념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로절린 여사를 "동등한 동반자"라고 칭하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지미 카터 / 전 미국 대통령> "제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63년 동안 함께 한 아내 덕분입니다."
로절린 여사는 올해 5월 치매 진단을 받은 뒤 이틀 전 호스피스 돌봄에 들어갔다가 현지시간 19일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향년 96세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부부 중 최장기 '퍼스트 커플'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한편 지난 9월 99세 생일을 맞은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2월부터 피부암으로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swe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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