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는 스포츠 소식과 그 뒷얘기를 전해 드리는 스포츠엔터 시간입니다.

오늘은 어제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대한축구협회 청문회 이야기를 해볼텐데요.

박지은 기획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어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기자]

어제 청문회 오전 10시에 시작됐는데요.

끝난 시간이 밤 10시40분이었습니다.

점심, 저녁 식사시간, 그리고 본회의로 인해 정회됐다고는 하지만 굉징히 긴 시간 축구협회 논란들이 다뤄졌는데요.

하지만 2년전 국회 축구협회 현안질의 그리고 문체부 특별감사에서 이미 나온 내용들에 재탕됐습니다.

본질에서 벗어난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왜 졌냐"는 질문도 나왔다면서요?

[기자]

최민희 의원이 준비한 유튜브 쇼츠 영상입니다.

이미 손흥민은 경기에 뛰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더욱이 이강인이 지금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선수는 재성이 형이 아니라 규성이 형, 조규성이었어요.

사실과 다른 유튜브 쇼츠 영상을 보여주며 손흥민, 이재성이 남아공전 선발로 안들어간게 홍명보의 보복 아니였냐며 김진규 전 코치를 다그쳤는데요.

그 과정에서 왜 졌냐는 질타가 나온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최민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손흥민 선수 이재성 선수가 남아공 전에 초기 출전 못 한 것이 패인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예요. 그죠? 라고 축구 팬들이 보고 있다고요."

<김진규 / 전 축구대표팀 코치> "팬들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최민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게 틀렸어요?"

<김진규 / 전 축구대표팀 코치>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틀렸다고…"

<최민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근데 왜 졌어요? 왜 졌어요? 왜 그렇게 졸전을 벌이고 왜 졌어요?"

[앵커]

청문회가 선수 운용과 전술을 묻자고 열린 자리는 아니잖아요?

패인을 묻는 건 적절치 않은 질문인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이번 청문회는 왜 월드컵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축구협회가 과연 투명한지, 책임지는 사람은 있는지를, 시스템 적인 문제는 뭐가 있는지를 따져보고 들여다보는 자리였는데 이런 부분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개인 유튜브, 쇼츠 영상을 근거로 한 카더라 통신 질문들도 나왔고요.

이러다 보니 이번 청문회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한 의원은 언성을 높이다가 대한축구협회 약자인 KFA를, 치킨 프랜차이즈인 KFC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선수 이름을 나열하던 중 이강인을 이강재라고 호칭하기도 했습니다.

의원들이 축구 전문가들도 아니고, 당연히 바쁜 일정 속에서 빠듯하게 준비를 했겠죠.

그런데 너무 벼락치기로 이번 청문회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요.

특히 홍명보 감독에게 호통치고 질문하고 답은 듣지 않는 등 망신주기식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잠깐 영상 보고 가시죠.

<김재원 / 조국혁신당 의원> "국민을 바보로 아십니까? (중략)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지금 말씀하신 거에 대해) 그만하십시오."

<조계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02년 한일월드컵) 지금도 자랑스럽습니까? 자기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습니까?"

[앵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관련된 의혹들은 밝혀졌나요?

[기자]

홍명보 전 감독, 그리고 이에 앞서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관련 이혹 모두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특혜 논란에 대해 "전력강화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특혜라는 걸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다만 "국민들이 불투명하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몽규 전 회장은 각종 책임이나 혁신 요구에 대해 "사퇴한 마당에 제가 할 일은 아니다. 후임께서 잘하실 것"라며 말을 반복하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정몽규 전 회장 불법 선거운동 논란의 주인공인 문진희 심판위원장은 질의하는 의원에 맞서 적반하장식으로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앵커]

홍명보 감독 연봉에 대한 질의도 있었어요?

[기자]

정준호 의원은 해외 축구 연봉 정보 사이트에 게재된 자료를 근거로, 홍 전 감독에게 "연봉이 38억원이었느냐"고 물었고요.

홍 감독은 "연봉에 대해서는 상호 공개하지 않는 조항이 있어 직접적인 금액을 말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훨씬 적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노종면 위원이 전력강화위원회 문건을 근거로 다시 질문을 이어갔고요. 홍명보 전 감독에게”그렇다면 연봉 20억 수준 관련해서 세전이라 말씀하셨는데 세전이 맞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취재한 바로도 이게 맞고요. 세금 떼고 10억원 정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승 인센티브 등이 주어졌던 울산 감독 재임 시절의 실수령액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앵커]

감독으로 재직하던 2년간, 집 근처에서만 법인카드 1,400만원을 썼다는 지적도 나왔잖아요?

[기자]

대한축구협회 규정에 따르면, 법인카드는 집 근처, 그리고 공휴일에 사용하지 말라고 되어있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축구경기다 빨간 날, 휴일에 열리잖아요. 코칭스태프가 당연히 휴일에 일을 하는 상황이고 때문에 법카를 사용한 것일 텐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앵커]

공휴일에 쓴건 이해가 되지만, 왜 홍명보 감독의 자택이 있는 분당구에서 그렇게 사용이 많았냐는 지적이잖아요?

[기자]

4명의 외국인 코치 모두 분당에 거주해서 코칭스태프 회의 등이 분당에서 열렸기 때문인데요.

코치들이 경기를 보러 지방으로 많이 다니니까 판교 IC 인근에 숙소를 잡게 된 거죠.

월 사용 금액으로 따지면 60만원 정도였고요.

통역까지 코칭스태프 인원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는 금액은 아니라도 판단됩니다.

국회에서 법카 사용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과거 축구협회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유흥업소, 골프장 이용 등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적발된 이력이 있어서 입니다.

다만 홍명보 감독의 법카 사용의 경우 이와는 결이 다르죠.

[앵커]

청문회 시작부터 고성도 오갔다면서요?

[기자]

청문회 시작하자 마자 김석기 의원이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32강 탈락 당시 대통령이 SNS에 올린 글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발언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능력보다 네편내편을 더 중시해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하면 결과는 뻔하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김석기 위원은 “이런 글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이 대통령 인사에도 내편 인사가 많다”고 했고 고성이 오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최민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첫 판부터 왜 대통령님을 끌어 들이십니까. 이번 청문회에 충실하게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위원장님, 저렇게 엉뚱하게 주제와 빗나가는 얘기하면 제재해주십시오. 충실하게 하시죠."

<김석기 /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께서 이번 32강 탈락에 대해 축구에 대해서 언급하신 내용에 대해서 그것이 과연 국민들 마음을 달래는데 도움이 됐는가. 축구를 재건하는데 도움이 되는 얘긴가. 그 얘기도 못합니까. 이 자리에서는 대통령 얘기도 하면 안됩니까. 왜 안됩니까."

[앵커]

정몽규 전 회장이 청문회에 참석하는 문체위원에게 보낸 문제도 논란이죠?

[기자]

바로 뒤에 보이는 사진이 해당 문자 내용입니다.

어제 오후 1시 50분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과 정몽규 전 회장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인데요.

문자 내용 보시면 윤용근 의원이 "어제 정선배님한테 연락 받았습니다.

더 배려해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고 보냈고요.

이에 정몽규 전 회장이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앵커]

이 문자가 어떻게 공개가 된건가요?

[기자]

문자를 주고 받은 시간이 점심식사 시간으로 정회중이었는데요.

윤용근 의원이 문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에 포착되며 사진이 찍혀 청문회 중에 알려진 겁니다.

정 전 회장은 “청문회 답변 준비를 하면서 질의 내용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 연락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윤용근 의원도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는데 정 선배라는 사람에게 이런 연락을 받아 “배려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럼 정 선배는 누구일까요?

이에 대해 노종면 의원이 “정진석 전 비서실장 맞냐? 답하라”고 정전 회장을 압박했고요.

정 회장은 한참 머뭇거리다 “프라이버시에 관한 문제기 때문에 제가 여기서 말씀 안 드리겠다”는 말로 대신했습니다.

결국 정작 축구협회 개혁과 시스템 검증이라는 핵심 쟁점들은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은채 맹탕 청문회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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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r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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