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에서는 햇볕을 피할 그늘 한 점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대표적인 폭염 도시인 대구는 지난 30년 동안 5천60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으며 도심 녹지를 늘려왔는데요.

나무 그늘의 폭염 저감 효과를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관문인 동대구역으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의 표면온도는 흐린 날씨에도 최고 45도까지 올랐습니다.

바로 옆 나무가 심어진 체육공원은 32도 안팎으로, 지표면 온도가 최대 13도 차이를 보입니다.

대구 대표 도시 숲인 두류공원엔 나무 그늘을 찾아 나온 어르신들이 길게 늘어앉았습니다.

더위에 취약한 고령층에게 도시 숲은 일상의 쉼터 역할을 합니다.

<김종분·김순분 / 대구 동구·달서구> "많이 시원합니다. 옛날엔 뭐 대프리카라 했는데 이제는 뺏겼습니다."

나무는 넓게 뻗은 가지와 잎으로 강한 햇볕을 막아 지표면이 달아오르는 것을 줄여줍니다.

뿌리로 흡수한 물을 잎을 통해 내보내는 증산작용도 주변 열기를 낮추는 자연 냉방장치 역할을 합니다.

<최수민 /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 도시숲 주변 기온은 도심보다 3~7도 정도 낮고, 상대습도는 9~23% 정도 높아 도시의 더운 기온을 완화해 줍니다."

대구가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도심에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한 건 지난 1996년부터입니다.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심은 나무는 누적 5천6백여만 그루에 이릅니다.

30여 년 전 8만 4천여 그루였던 가로수도 지난해 24만 2천여 그루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는 38곳, 48㏊에 도시바람길숲을 조성해 외곽의 찬 공기가 도심으로 흐르도록 녹지 연결망도 넓혔습니다.

도시 숲과 함께 당장 달아오른 도심의 열기를 낮추는 시설도 확충했습니다.

도로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달아오르면 중앙분리대에서 빗물을 뿌리는 도로 살수 장치도 가동합니다.

햇빛 반사율을 높이는 차열성 도료를 입힌 도로포장도 28곳으로 확대했습니다.

<박희준 / 대구시 재난안전실장> "자동 폭염 저감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폭염 디지털 트윈 예측 정보를 활용해서 AI 드론 등을 통한 예찰 활동도 보다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 도시 숲은 잠시 쉬어가는 공간을 넘어 기록적인 폭염 속 시민들의 일상을 지키는 기반 시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화면제공 산림청]

[영상취재 최문섭]

[그래픽 김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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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daegura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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