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밀어낸 도시들, 거꾸로 흐르는 시간

규제의 틈에서 피어난 화성시와 천안시,

저출산·인구소멸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천당 아래 분당'의 백화점마저 올해 3월 문을 닫았다.

그러나 서울에서 40㎞ 떨어진 경기 화성은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

그 중심에 평균연령 34.5세,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동탄신도시가 있다.

동탄의 백화점은 평일 대낮에도 주차장이 꽉 차고, 명품 매장이 즐비하며, 옆 아파트는 소형도 20억 원을 넘는다.

화성은 출생아 수 3년 연속 1위, 합계출산율 1.09명으로 수도권 1위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젊은 인구가 뒷받침돼야 상권과 학군이 유지된다"고 말한다.

화성시가 천지개벽한 것은 역설적으로 서울에서 '적당히' 멀었기 때문이다.

수도권 규제 3권역 중 화성은 가장 느슨한 성장관리권역에 속해, 삼성전자·현대차·ASML 등이 규제를 피해 몰렸다.

권진우 경기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장은 "성장관리권역 분류 덕분에 화성시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 덕에 젊은 인구가 상주하며 상권이 살아났고, 화성은 재정자립도 전국 1~2위에 올랐다.

대기업만이 아니다.

팔탄면의 로봇기업 아비만로보틱스 강성열 대표는 "회사가 아니라 인재를 키운다"고 했다. 본인도 신입사원에서 대표가 된 인물이다.

기업들은 인재를 지키려 정주여건에 공을 들인다.

화성의 정주여건이 나아질수록 인재는 모여들고 있다.

화성시를 뒤쫓는 도시가 충남 천안시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비수도권'이 특징이다.

때문에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피했고, 경부축 입지까지 더해졌다.

상명대·단국대 등 5개 대학이 밀집한 대학촌은 젊은 인력을 공급하고, 호서대 벤처단지에서 창업한 전기차 부품기업 GNT는 2024년 독일 프레틀그룹과 6,500억 원 계약을 맺었다.

손일수 GNT 대표는 "충남 천안시는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천안엔 불당동이 있다.

밤 10시에도 상권이 붐비는, 수도권 못지않은 저녁 풍경이다.

서울이 밀어낸 두 도시는 인구나 늘어나는 젊은 도시의 조건이 결국 일자리와 사람, 정주여건임을 다시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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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ktc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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