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낙마를 계기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입 문턱을 낮추고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괴리를 줄이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위성정당'에 '기생정치'라는 비판까지 낳았는데요.

2028년 총선에서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까요.

정주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탄생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대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렸고, 이 과정에서 극심한 충돌을 빚었습니다.

고성은 물론, 육탄전에 감금까지 하며 최악의 '동물국회'란 오명도 뒤집어썼습니다.

<나경원 /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2019년 4월 25일)> "대한민국 국회는 죽었다고 선언합니다. 민주당과 2중대 3중대에 대해서 우리는 규탄합니다."

<강병원 /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2019년 4월 25일) "여야 4당 협치의 결과물입니다. 무력행사에 들어가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명백한 법률 위반이며 헌법 유린입니다."

결국 2019년 연말, '필리버스터' 대치 끝에 선거법이 통과되며, 비례대표 의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탄생했습니다.

이때부터 비례대표 선거 방식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를 완전히 독립적으로 치러 정당 득표율만큼 비례대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에서 '준연동형'으로 바뀌게 된 겁니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민주당과 정의당 등의 공조로 만들어졌지만, 위성정당의 시작은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의석 수가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생각해낸 겁니다.

<김재원 / 당시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2019년 12월 24일)> "이 법이 통과되고 나면 곧바로 저희들은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결성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인영 /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2019년 12월 27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한 우리의 손짓에 자유한국당은 위성정당으로 대답했습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이름을 바꾼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만들었고, 결국 민주당도 '더불어시민당'으로 맞불을 놨는데요.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무려 35개 정당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선거보조금과 비용 보전 등으로 미래한국당은 '혈세' 100억원을, 더불어시민당은 60억원을 받았고, 이후 거대양당과 재결합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제를 만든 게 문제인지, 위성정당을 만든 게 문제인지 책임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2022년 2월 25일)>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해서 민주당에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겁니다."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2022년 2월 25)> "이걸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여서, 이런 무리한 선거법 개정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

정치권은 제도 개선을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2024년 총선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병립형 회귀'와 준연동형 유지 사이에서 고심하다 현행 유지를 택했고,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위성정당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2024년 2월 5일)>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입니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연합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시민사회 추천 인사들이 참여했는데요.

'새진보연합'은 비례대표 선거를 위해 기본소득당이 당명을 바꾼 선거연합 정당이었습니다.

이미 2020년에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용혜인 의원은 이때 또다시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으로 갑니다.

선거가 끝나자 비례대표 연임에 성공한 용혜인 의원은 제명되는 형식으로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제3지대 정당들은 이를 두고 '기생정치', '의석 약탈'이라고 비판했고, 용혜인 의원은 진보 진영의 승리와 당의 성장을 위한 선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최근 용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위성정당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위성정당 방지법'이 해법으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제도 해킹'을 근본적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나경원 / 국민의힘 의원>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준연동형 비례제를 폐지해야 합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같은 특혜 꼼수 기생정치 괴물의 탄생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준연형 비례제로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입하고, 전국 선거에서 득표율이 높아지면 보조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정치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실제 기본소득당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인 올해 3분기부터 분기당 2억 7천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꼼수와 기생 논란이 따라붙는 이상 제도 수정은 불가피해졌습니다.

2028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선택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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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희(g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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