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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뉴스프리즘] '플라스틱 줄이기'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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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플라스틱 줄이기' 어떻게 해야 할까?
  • 2021-03-05 16:43:21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플라스틱 줄이기' 어떻게 해야 할까?

[오프닝: 이준흠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는 <뉴스프리즘>,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영상구성]

[이준흠 기자]

최근 온라인에선 플라스틱병에 목이 낀 북극여우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건데요. 문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플라스틱 대란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현정 기자가 직접 현장으로 가봤습니다!

[코로나19로 플라스틱 '급증'…생태계 위협 심각 / 신현정 기자]

거북이 한 마리가 피를 흘리며 괴로워합니다.

코에 박힌 수상한 물체. 알고 보니 기다란 플라스틱 빨대였습니다.

최근 한강에선 1급 멸종 위기종 수달이 발견됐는데,,,

배변에는 플라스틱이 섞여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위협받고 있는 생태계의 모습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플라스틱 사용량. 과연 얼마나 늘었을까요?

골목골목 재활용 쓰레기 수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동네 한 바퀴를 돌기도 전에 트럭이 꽉 차버렸습니다.

<김태중/재활용쓰레기 수거업체 직원>

"(어떤 작업 하시는 거예요?) 파봉 작업이요.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계속 (쓰레기 봉지를) 터뜨려줘야 실을 수 있거든요."

일반 쓰레기와 뒤섞여 버려 재활용이 안되는 쓰레기도 많습니다.

<김진태/재활용쓰레기 수거업체 직원>

"코로나 때문에 중량이 더 많아졌고요. (평소에) 3천 톤. 지금은 4천 톤까지 나오죠. (하루에?) 네."

제 뒤로 보이는 2.5톤 트럭이 재활용 쓰레기로 가득 차기까지 걸린 시간은 한 시간도 채 안 됩니다. 이 쓰레기 중 대부분은 플라스틱입니다.

재활용쓰레기 선별장은 쓰레기와 전쟁 중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이곳 선별장에 들어오는 재활용 쓰레기는 10% 이상 늘었습니다.

선별 작업에는 중장비까지 동원됐습니다. (현장음)

흩뿌려진 쓰레기를 하나하나 분류해 컨베이어 벨트에 싣습니다.

수작업이 한창인 와중에도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줄이어 들어옵니다.

선별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재활용 쓰레기가 말 그대로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어떤 품목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요. 배달음식을 먹을 때 사용하는 일회용 수저와 용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모두 코로나19 이후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들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성분에 따라 선별돼 재활용 과정을 밟는데,,,

음식물이 남아있는 플라스틱은 곧바로 소각됩니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처리하는 작업자들의 업무 부담은 훨씬 커졌습니다.

<신언자/용인도시공사 선별반장>

"피부로 느끼는 거죠. 코로나로 인해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다 보니까… 소각으로 나가는 일반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이 뒤섞여있어요."

급증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대안이 절실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코너:이준흠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 코로나19 팬데믹이 곧 '플라스틱 팬데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모든 물품에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분해는 잘 안되는데 그렇다고 안 쓸 수는 없는 노릇인데요.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도 '녹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희소가치가 아니라 휘소가치에 주목하고, '미닝아웃 소비'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환경을 위해 지갑을 연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호응한 몇 가지 제품을 가져와봤는데요.

흔히 '뽁뽁이'라고 부르는 완충재 대신 이렇게 종이로 만든 택배 완충재를 쓰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또 이 커피는 보통 옆에 달려 있는 빨대가, 이 생수병에는 라벨지가 없어서 쓰레기를 최소화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기존에 쓰던 것보다는 좀 불편한 게 사실인데요.

기꺼이 '적당한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이런 제품들도 함께 늘어날 것입니다.

이제는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 업사이클링이란 말까지 생겼습니다.

버려지는 폐기물로 아예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버리는 플라스틱병으로 만든 옷은 실제 판매되고 있고,

카카오빈 껍질로 만들어 재활용할 수 있는 배달용기라든가,

땅에 묻으면 퇴비가 되는 휴대전화 케이스같이,

플라스틱을 덜 쓰려는 노력도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기업들도 'ESG',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겠다는 철학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가 이제는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 일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불가피한 일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준흠 기자]

커피를 한잔 마셔도 일회용컵 대신 개인 텀블러를 쓰는 것처럼 일상 속의 변화가 중요할텐데요. 시민들, 그리고 기업은 이런 움직임 속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있는지, 한지이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플라스틱 컵 없는 카페·페트병 옷…'친환경 소비' 확산 / 한지이 기자]

서울 삼청동에 있는 이 커피 전문점에서는 일회용품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찻잔이, 휴지 대신 손수건이 있고, 케이크를 만들 때도 종이 유산지 대신 틀을 이용해 모양을 잡습니다.

포장을 원하면 직접 텀블러나 개인 밀폐 용기를 지참해야합니다.

이런 과정은 인식을 조금만 바꾸면 일회용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경험을 나누고자 한 주인장의 생각에서 비롯됐습니다.

<길현희 / 플라스틱 없는 카페 대표>

"우리 가게를 매개로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느끼고 가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에도 내가 이 가게를 머물면서 불편한 게 하나도 없었네? 이 정도의 반전을 주고 싶었죠…"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시민들의 인식은 기업들도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입고 있는 이 옷은 500ml 페트병을 재활용한 건데요. 매일 무심코 버리는 페트병 66개면 이렇게 따뜻한 옷 한 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추나 지퍼 같은 부자재들 역시 5년 정도 지나면 완벽하게 생분해되는 것으로 만들어졌는데, 재활용 섬유로 만든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재활용에 방해되는 라벨을 없앤 음료병과, 재활용 용기를 활용해 화장품과 세제를 몇 번이고 리필해갈 수 있는 공간까지 등장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의 노력이 단순 마케팅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선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구조가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백나윤 /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플라스틱이나 종이 같은 포장재 쓰레기가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설계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이 제품이 단순히 생산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폐기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어떻게 자연환경으로 돌아가는지 생각해줬으면…"

시민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인식이 기업으로도 점차 확산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이준흠 기자]

'플라스틱 줄이기', 제도적 뒷받침도 있어야 효과가 커지겠죠?

실제 정부는 내년 6월부터 1회용품 규제를 크게 강화할 예정입니다.

우선, 카페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 대형마트에서 이미 사용이 금지된 비닐봉투와 쇼핑백은 편의점과 중소형 마트에서도 쓸 수 없고,

우산용 비닐이나, 숙박업소의 1회용품 제공도 제한됩니다.

카페 등에서는 먼저 종이컵에 대한 보증금을 낸 뒤에 음료를 다 마시고 컵을 돌려주면 보증금도 돌려받는, 1회용컵 보증금제도 실시됩니다.

이외에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은 얼마나 논의되고 있는지, 장윤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플라스틱 대신 용기 사용"…정부 지속가능 대책 고심 / 장윤희]

배우 류준열씨가 SNS에 사진 한장을 올리며 촉발된 용기 사용 운동. 필요한 것을 살 때 필요없는 플라스틱 포장도 사게 되는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많은 시민들의 공감 속에 일회용 포장 대신 직접 가져온 용기를 쓰는 일명 '용기 내' 캠페인은 코로나19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포장 줄이기에 동참하는 기업도 늘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뿐 아니라 범정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경과 방역을 동시에 해결해야하는 정부 입장에서 플라스틱 줄이기는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환경부는 최근 '탄소중립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비닐봉투 같은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오는 2024년까지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정교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석태/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

"재활용 폐기 최소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원료의 투입을 최소화하는 순환형 경제 구조로 바꿔가도록 하는 순환경제 혁신 로드맵을 만들겠습니다."

21대 국회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습니다. 이들 법안들은 현재 상임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습니다.

이원욱 의원 등은 기업이 재활용된 플라스틱이 일정 비율 들어간 제품을 만들거나 수입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어기구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항목에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 감축실적을 포함하게 했습니다.

다만 정치권에서 내놓고 있는 법안들은 규제 성격이 강합니다.

기업들이 처한 경영 환경을 반영해 참여를 현실적으로 이끌어내는 방안, 지속가능한 정책을 위한 설득 작업 병행도 필요해보입니다.

연합뉴스TV 장윤희입니다.

[클로징: 이준흠 기자]

이제 환경 보호는 더 이상 공익광고 구호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환경 파괴가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 전염병까지도 불러오는 지금, 더 이상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필(必)환경 시대'가 됐습니다.

환경부에서는 최근 생활 속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며 릴레이 캠페인인 '고고챌린지'를 하고 있는데요. 지목을 받은 적은 없지만 저희 제작진부터 일회용컵 안 쓰고, 비닐봉투 안 쓰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저희가 지목하는 다음 참여자는 시청자 여러분입니다.

저희가 준비한 <뉴스프리즘>은 여기까집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