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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꿩 잡는 매"·"부패완판"…말의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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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꿩 잡는 매"·"부패완판"…말의 전쟁이 시작됐다
  • 2021-07-19 07:49:18

[여의도풍향계] "꿩 잡는 매"·"부패완판"…말의 전쟁이 시작됐다

[앵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향한 여야 후보들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대선은 '말의 전쟁'이기도 하죠.

후보들은 한 문장으로 경쟁 상대를 제압하고, 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고심합니다.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선 박초롱 기자가 대선 초반전, 어떤 말들이 오가고 있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노무현 / 당시 새년천년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2002년 4월) "이런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 자격이 있고 이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한 마디로 당시 경쟁자, 이인제 후보의 공격을 제압했습니다.

"참 나쁜 대통령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개헌을 제안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향한 이 한 마디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선주자의 무기는 '입', 그리고 '발'입니다.

무슨 말을 하냐, 어디에 가서 누굴 만나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코로나 대유행 속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초반부터 '말의 전쟁'이 불붙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선두 자리를 지키려는 이재명 후보와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는 이낙연 후보의 기 싸움이 치열합니다.

방어에 치중하던 이재명 후보, "부자 몸조심한다", "이재명다움을 잃었다"는 비판에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지난 14일) "본인(이낙연 후보)을 되돌아보셔야지. 아니 세상에, 문제 없는 저를 그런 식으로 공격하면 말이 되겠습니까? 원래(사이다)로 되돌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쏘는 맛은 좀 줄여서…"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지난 15일)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건 과감하게 날치기 해줘야 됩니다."

이재명 후보가 사이다로 돌아가자 이낙연 후보, 부쩍 '지도자의 품격'과 안정감, 경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대한민국은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아주 비싼 고급 세단 같은 그런 사회가 돼 있고 그런 사회의 고장난 문제는 노련한 수선공이 고쳐야 됩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하루종일 사이다만 드시면 안 좋고요. 아침에는 커피도 드시다가 저녁에는 맥주도 한잔하시고 오후에 사이다 한 잔씩 하시는 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대응, 4년 전을 떠오르게 합니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거센 공격을 받던 문재인 대통령이 편 '고구마론'과 비슷합니다.

<문재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2016년 12월)> "사이다만 마시면 배가 고프니까 고구마도 함께 먹고, 고구마만 먹으면 목이 메니까 사이다도 함께 마시고 그러면 좋겠죠."

민주당 경선구도가 '양강'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자 3위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졌습니다.

'이재명 독주체제'가 유지되던 예비경선 때와 달리 전선을 넓힌 난타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세균 후보는 민주당 적통론을 내세웠는데,

<정세균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제가 보기에 소위 말하는 (민주당) 적통, 적자는 이광재 후보님과 저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다…"

정 후보와 나란히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계승자임을 자임하는 이낙연 후보가 '진짜 적통'이 아니라는 겁니다.

6명 후보 중 가장 젊은 박용진 후보는 이른바 '모두 까기'를 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하는 전략을 폅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지난 14일) "불안한 이재명 그저 그런 이낙연으로 가면 대선 승리가 어렵지 않겠냐…"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한국기자협회 토론회, 지난 13일) "대통령하고 갈등이 있다고 해서 집어던지고 나와 (출마) 하게 되면…이제부터 모든 검찰총장과 감사원장들은 다 이 사례를 머릿 속에 담아둘 겁니다. 지옥문을 열었습니다."

추미애 후보는 민주당 내 경쟁자보다는 '숙적'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꿩 잡는 매'를 자처했는데, 날이 갈수록 발언이 진화합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지난달 17일) "저만큼 윤 총장을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제가 꿩 잡는 매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지난 15일) "이미 꿩이 추락하고 있는 게 보이지 않습니까? 장모 구속 이후에."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지난 16일) "꿩은 매나 산짐승의 먹이가 될 뿐이지 높이 올라갈 수가 없는 날짐승이잖아요."

6월 말 출발한 민주당 '경선버스'와 달리 국민의힘 버스는 아직 시동만 건 상태입니다. 8월 말 출발이라, 아직까진 당내 경쟁이 본격화하지는 않았는데요,

장외주자들이 먼저 '정권 교체'를 전면에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한 '말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되어…그야말로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최재형 / 전 감사원장> "나라가 너무 분열이 돼 있습니다. 여러가지 정책들이 비록 선한 뜻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고통들은 결국 국민들의 몫이 되고…"

국민의힘에 '속전속결'로 입당한 최재형 전 원장과 거리를 두며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윤석열 전 총장은 서로를 대하는 태도도 조금 다릅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굉장히 온화하고 아주 그 법관으로서의 기품이 있는 분이라고 인상을 제가 받았고요."

<최재형 / 전 감사원장> "저는 뭐 지금까지 다른 분들의 어떤 행동이나 선택, 그런 것에 따라서 저의 행보를 결정해 오지 않았습니다."

대선을 향한 '말의 전쟁', 이제 시작입니다.

어떤 말은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처럼 20년 가까이 회자되고 어떤 말은 상처만을 남긴 채 사라질겁니다.

시원하면서도 품격을 살린 말, 어렵지만 이런 말을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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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