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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풍향계] 여야 모두 선대위 '삐걱'…'올드보이'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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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대선풍향계] 여야 모두 선대위 '삐걱'…'올드보이'의 귀환?
  • 2021-11-21 09:59:27
[대선풍향계] 여야 모두 선대위 '삐걱'…'올드보이'의 귀환?

[앵커]

거대 여야 모두 선거대책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출범하는데 애를 먹고 있죠.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 때문일까요, '올드보이'들의 이름이 최근 정치뉴스에 다시 오르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이준흠 기자가 대선풍향계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선발투수가 난타를 당하고, 던지는 공은 가운데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모두의 시선은 구원투수가 있는 불펜으로 향합니다.

현재 정치권의 상황인데요. 이미 몸 풀기를 마치고, 마운드로 달려오고 있는 건,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정치인 김종인, 주로 '전 위원장'이라고 부르죠.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경제민주화를 이슈화 했죠.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영입으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옷을 갈아 입었지만, 이후 문 정부에 대한 반감으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다시 당적을 옮겼습니다.

일각의 '철새'라는 비판 속에서도 선거 때마다 그의 이름이 나오는 건, 매번 좋은 결과를 거둬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킹메이커'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대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직함이 하나 더 추가될 것 같습니다.

<김종인 /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무엇을 준비하고 경제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그런 과제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지도자가 매우 드뭅니다."

국민의힘이 선대위 인선을 두고 삐걱이고 있다면, 민주당은 선대위를 띄우긴 했는데, 채 보름이 안 돼 쇄신론에 휩싸였는데요.

선대위가 둔하고 현안 대응도 잘 안된다, 이재명 후보가 대놓고 말할 정도인데, 이런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사람,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해찬 상임고문, 전 대표입니다.

하지만 정치인의 은퇴 선언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되는데요.

여전히 영향력이 남아 있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어떤 역할을 맞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죠.

<이해찬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평생 공인으로 살면서 고비마다 국민들께 많은 성원을 받았습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대표적인 '전략가'로 꼽힙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야권의 킹메이커라면 여권의 킹메이커는 이 전 대표인데요.

경력만 따져보면 그만큼 정치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교육부 장관, 실세 국무총리, 집권 여당 대표를 줄줄이 맡았고, 지역구 선거에는 7번 도전해 7번 모두 당선됐습니다.

정치 인생 끝무렵에는 다시 없을 총선 대승리까지 거뒀죠.

이재명 후보와도 극비로 회동하며 선대위에 대해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전 대표의 등판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지만,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회 사정 잘 알고, 여러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이 다시 전면에 떠오른 배경이겠죠.

이 두 사람의 '악연'도 새삼 주목받고 있는데요.

1988년 당시 총선 벽보입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맞붙었는데, 이 때만 해도 악연이 33년째 이어질 줄은 두 사람도 몰랐을 겁니다.

88년 총선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가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김종인 전 위원장이 민주당을 이끌던 시절, 이해찬 대표를 당 쇄신 차원에서 컷오프 시켰을 때입니다.

<이해찬 / 당시 무소속 의원> "공천을 탈락시키려면 불러가지고 설명을 합니다. 양해를 구한다든가 하는 것이지, 갑자기 뒤에서 뭐 하듯이 이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김종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이해찬 의원께서 경쟁력이 대단하시면 당선이 되실 수 있겠죠. 그러나 공당으로서 선거에 공천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 번째 맞대결인 지난해 총선에서는 이 전 대표가 압승을 거뒀죠.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입니다.

이 때문에 올드보이들의 대리전 구도가 성사되면 양 진영간 '상왕 논쟁'도 불붙을 전망입니다.

여기에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민주당의 책사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지난주, 1년 7개월만에 국회를 찾았습니다.

대선이 넉 달 밖에 안 남았는데 유유자적하다, 후보만 죽어라 뛴다, 쓴소리를 날렸습니다.

<양정철 / 전 민주연구원장(지난 17일)> "매우 심각한 위기의식을 다들 갖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된다는 것을 강조드린 겁니다."

그래도 양 전 원장까지는 지난 총선까지 최일선에서 뛰었는데요.

윤석열 선대위에서 공을 들이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에 관심이 적거나,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윤 후보에게 두 인물이 상징하는 것, '반문 빅텐트'입니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민주당을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김한길 전 대표는 친문, 친노계와 갈등 끝에 2016년 민주당을 탈당했고, 국민의당에 합류했습니다.

폐암 투병 사실이 알려진 이후 정치뉴스에서는 그의 이름을 볼 수 없었는데, 올해 3월, 윤석열 후보의 정계 진출 조언그룹에 이름이 올랐습니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5년 내내 청와대에서 일을 한,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그러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 지지가 땅에 떨어지자, '거국중립내각'의 총리직 제안을 받았습니다.

여야 모두의 반대로 총리로 임명되지는 못했지만, 이후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며 무난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윤 후보측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륜, 중도 외연 확장성이 있는 김한길 전 대표, 합리적 정치 행보를 보여온 김병준 전 위원장의 삼각 공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거론되는 올드보이들의 정치 경력, 적게는 20년, 많게는 40년에 달합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특히 정치만큼 경험과 연륜이 중요한 곳도 없을 겁니다.

'고문'이라는 자리를 두고 예우하며 현 정치와 소통 창구를 열어놓는 것도 그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위기 때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려나오는 건 이들의 역량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 정치가 수십년간 몇 발 짝도 움직이지 못했다는 방증일까요?

지금까지 대선풍향계였습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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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grammar-mirror data-generated="whale-grammar"></grammar-mirror><grammar-extension data-generated="whale-grammar" style="top: 0px; left: 0px;"></grammar-exten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