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담양에 가면 '느린 마을' 창평이 있다.
이곳에선 100년째 내려오는 전통 방법으로 쌀엿을 만드는 형제가 있다는데, 바로 고강석, 고환석 형제다.
전통 쌀엿은 고두밥을 지어 발효시켜 식혜를 만들고, 밥알을 건져낸 뒤 가마솥에서 뭉근하게 졸이고 졸여 조청을, 그리고 물엿을 만든 뒤 식혔다가 공기층을 살리면서 엿가락을 늘리는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하루 쌀 100kg으로 21시간 동안 쉬지 않고 만들면 나오는 엿은 70kg가량. 현대적인 방법을 조금 가미해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지만, 그저 옛날 방식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통'에 있다.
늦게 끓지만 오래도록 열기를 머금은 가마솥처럼 입맛을 확 당기는 달콤함보다는 오래오래 기억될 은근한 맛의 쌀엿.
일 년에 길어야 백일 밖에 만들지 못하다보니 하루 세 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작업해도 밀려드는 주문을 다 채우지 못한다고.
조청을 졸이면서 매일 잠과의 사투를 벌이면서도 어릴 때 먹던 그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손님들을 생각하면 가스, 전기를 사용할 생각은 할 수가 없다고.
각자 다른 일을 하다가 가업을 잇겠다고 돌아온 고씨 형제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척척 맞는 최고의 파트너다.
설을 앞두고 더욱 바빠진 형제의 쌀엿 인생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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