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여의도풍향계] 비상 상황 이어지는 집권여당…역학구도 재편도?

명품리포트 맥

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비상 상황 이어지는 집권여당…역학구도 재편도?
  • 2022-09-05 09:07:42

[여의도풍향계] 비상 상황 이어지는 집권여당…역학구도 재편도?

[앵커]

여권의 혼란상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시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나섰는데요.

당내 위기감이 심화한 가운데 권력 구도 재편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최지숙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넉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직은 허니문이 이어져야 할 집권 초기이지만, 산적한 과제와 위기 앞에 그늘을 걷어내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지방선거가 끝나자 시작된 집권 여당의 혼란상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도화선으로 당내 긴장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두 차례의 선거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외면받아왔다며 이 전 대표는 작심 발언에 나섰고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지난 7월7일)>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으며 다시 한번 갈아 넣어서 6월 1일에 승리하고 난 뒤에도 왜 바로 공격당하고 면전에서 무시당하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 의원들을 향한 전면전을 예고했습니다.

지도부 공백은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봉합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실언과 이른바 '내부 총질' 문자 파동이 뒤따랐습니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껴온 윤 대통령의 의중이 사실상 드러났다는 관측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논의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하지만 최고위원 줄사퇴 등 다소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당내 일각에선 또 다른 의구심과 갈등도 싹 텄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은 5선 주호영 의원을 필두로 전열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달 9일)> "빠른 시간 안에 정상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해 당의 리더십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일입니다. 당원들의 중지를 모아 결정하겠습니다."

그런데, 당 쇄신에 들어가기도 전 비대위는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일부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가처분과 이의신청 그리고 본안 소송 예고.

당내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졌는데, 이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견이 불거졌습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비대위 반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지난달 29일)>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꼼수가 아닌 정도를 선택해야 합니다.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는 조치들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해야 합니다."

결국 국민의힘이 택한 것은 또 한 번의 '비대위'였습니다.

'비상 상황'을 규정한 당헌을 개정해 법적 하자를 치유하고, 새 비대위를 추석 전까지 출범시키기로 한 것입니다.

<윤두현 /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지난 2일)> "당헌 개정안 심의 및 작성안이 원안대로 의결됐습니다. 그리고 전국위원회 소집 요구안이 원안대로 의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내 역학 구도에도 외견상, 일단 변화가 생겼습니다.

혼란상 장기화 속에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며 우선 친윤 핵심 인사들이 한발 물러섰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 후 거취를 밝히겠다는 뜻을 표명한 상태이고, 장제원 의원도 무한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박형수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지난달 27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사태를 수습한 후에 의원총회 결의, 논의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장제원 / 국민의힘 의원(지난달 1일)> "그냥 있는 그대로만 봐주세요."

당내 의견 수렴의 무게 중심이 중진에서 초·재선 의원으로 넘어간 점도 눈에 띄는데

<정점식 / 국민의힘 의원(지난달 30일)> "단합된 모습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이에 재선 의원 일동은, 조속히 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함께 뜻을 모았다."

여기에는 이른바 '윤심'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선을 긋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과 당내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눠 온 점이 알려졌는데요.

더욱이 총선 공천을 놓고, 소속 의원들은 '윤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고비마다 이견을 누르고 단합을 강조하며 두 번째 비대위까지 다다르게 됐지만, 불씨도 여전합니다.

윤리위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시사했고, 이 전 대표의 경찰 출석도 임박했습니다.

새 비대위 출범 이후가 될 오는 14일에는 추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 기일도 예정돼 있어 법원의 판단 역시 변수입니다.

미국의 제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는 '선거만 끝나면 노예제가 시작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이들이 민심을 뒤로한 채 이전투구를 벌이는 지금의 정치 상황과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고달픈 현실 속에 시원한 해결책 대신, 대립과 내홍을 끊임없이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정치권에선 '정치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는 말을 표어처럼 자주 내세우는데요.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국민의힘 #비대위 #이준석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