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이는 말

30대 여기자가 덜컥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합니다. 대회는 11월 2일, 격주로 준비 과정을 전해드립니다. 넉넉한 시간은 아니지만 [신현정의 일단 뛰어]는 30대 여기자가 반년 동안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하는 과정을 전달합니다. 무모할 수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해보겠습니다. 될 때까지 뛰는 겁니다.

◇같은 거리도 덜 힘들게…느리지만 천천히 성장 중

마라톤 준비기를 시작하며 러닝 클래스에 등록한 지 두 달이 흘렀습니다. 한두 번을 빼고 모든 수업에 출석했고, 주어지는 러닝 숙제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첫 수업에서 진행했던 1,500m 기록 측정을 두 달 만에 다시 해봤습니다.

기록을 의식한 만큼 긴장도 컸습니다. 출발선에 서자 ‘그동안 잘 훈련해왔나?’, ‘기록이 많이 나아지지 않아졌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한 바퀴가 400m인 트랙을 3바퀴하고 반 바퀴를 조금 더 뛰어야 하는 거리. 초반에 질주했다가 후반에 퍼졌던 첫 측정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엔 일정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기록은 17초 단축, 페이스는 1km당 10초 줄었습니다.

유의미한 변화는 심박수에 있었습니다. 보통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뺀 값으로 계산하는데, 이 공식에 따르면 제 최대 심박수는 187 bpm입니다.

첫 측정 때 심박 존이 최대 심박수에 가까운 존 5였다면 두 번째 측정 땐 한 단계 아래인 존4 로 내려온 겁니다.같은 거리를 더 빠르게, 숨은 덜 차게.심폐 능력이 좋아졌다는 증거였습니다.

1,500m 기록 측정 중인 신현정 기자목동종합운동장에서 달리던 중 마침 잔디 급수가 이뤄진 덕에 '런생샷'을 건졌다. 최대 속도로 질주 중이었지만 첫 측정 때보다는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목동종합운동장에서 달리던 중 마침 잔디 급수가 이뤄진 덕에 '런생샷'을 건졌다. 최대 속도로 질주 중이었지만 첫 측정 때보다는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


느낌 탓일 수 있지만, 기록 측정 중에 찍힌 사진을 보니 얼굴에 조금의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큰 성장 폭은 아닐지라도, 두 달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지표였습니다.

신현정 기자의 1,500m 기록 비교5월 초 첫 측정과 비교했을 때 총 소요시간은 17초 줄었고, 페이스는 1km당 10초 줄었다. 여러 지표 중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건 심박수였다.5월 초 첫 측정과 비교했을 때 총 소요시간은 17초 줄었고, 페이스는 1km당 10초 줄었다. 여러 지표 중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건 심박수였다.


◇심장도 단련이 필요하다…LSD로 심폐지구력 키우기

마라톤은 다리만으로 완주할 수 없습니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중요한 건 심장에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심폐지구력입니다.

심박수가 높아질수록 운동의 강도도 함께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같은 거리를 달릴 때 심박수가 낮아졌다면, 심장이 한 번 뛸 때 공급하는 혈액과 에너지의 양이 늘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심장에 부담은 줄고, 운동 효율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심폐지구력을 키우기 위한 효과적인 훈련 방법으로 LSD(Long Slow Distance)를 꼽습니다. 어느덧 대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LSD 훈련을 늘려보기로 했습니다.

시계 화면에 나타나는 심박수를 확인하면서 최대 심박수의 80%(ZONE 4)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것 만큼이나, 천천히 달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페이스는 들쭉날쭉했지만, 저만의 박자를 되뇌며 거리를 채웠습니다. 부상 없이 17km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42.195km와 비하면 갈 길이 멀지만, 개인 최장 거리를 경신했습니다.

신현정 기자의 LSD 기록달리는 내내 1km 당 6분 30초 속도에서 빨라지지 않도록 페이스를 신경쓰며 달린 결과. 이날 달리기 개인 최장 거리를 경신했다.달리는 내내 1km 당 6분 30초 속도에서 빨라지지 않도록 페이스를 신경쓰며 달린 결과. 이날 달리기 개인 최장 거리를 경신했다.


무엇보다 달리는 내내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빠르진 않아도 1km씩 천천히, 심장과 다리를 함께 단련해보겠습니다.

[참고 문헌]

- 채찍단, 달리기는 과학이다 (달리기를 위한 영양, 주법, 트레이닝, 부상, 보강 운동, 마라톤에 대한 모든 것), 북스고, 2025.

- 맷 피츠제럴드, 80대20 러닝 훈련법: 더 천천히 달리면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빌리버튼,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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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정(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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