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을 계기로 진행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자"며 양국 간 협력 확대를 제안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23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 전 공개된 일본 아사히·마이니치·닛케이·산케이 신문과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저의 신념이자 우리 정부의 대일외교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년을 맞아 어떤 관계를 구축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육십갑자라는 말도 있듯이, 60년은 단순히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순환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는 대립의 측면과 협력의 측면이 공존하면서 용인하는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서로에게 유익한 바를 최대한 찾아내는 게 중요하고, 어떤 나쁜 측면 때문에 유익한 면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첫 해외순방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의에 "이번 방일이 미래지향적 협력의 발판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시바 시게루 총리님과 함께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 안보, 경제 등 여러 분야의 공조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오랜 잠재적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 온 것에 대해선 "한일 양국은 오랜 기간 굴곡진 역사를 공유해왔고 해결에 이르지 못한 여러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에 너무 매몰되어서는 안된다"며 "사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에 관해선 "경제적 문제이기 전에 진실과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진심으로 위로하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일본산 수산물 금지 조치 해제 문제에 관해선 "우리 국민의 일본 수산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또 일본의 관심 사안인 '납북 피해자 문제'에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꼭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북한과 관련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대화 복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간 '셔틀외교'의 의의와 운영주기, 기대하는 효과에 대한 질의에 "다층적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 속에서 정상이 직접 관여하고 결정해야 하는 이슈가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모범적인 정상외교'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양자 채널뿐 아니라 한미일, 한일중,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다자 및 소다자 채널도 적극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동아시아를 포함한 태평양 연안국의 경제협력기구를 확고하게 만들어 나가는 일도 이제는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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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경(jangb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