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걷는 걸음 수가 같더라도 짧게 여러 번 걷는 것보다 한 번에 10~15분 이상 연속으로 걷는 것이 심혈관질환(CVD)과 사망 위험을 더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호주 시드니대와 스페인 유럽대 공동 연구팀은 오늘(28일) 미국 내과학회 저널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3만 3,560명의 걷기 패턴과 심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 간 관계를 9년 6개월간 추적 관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시드니대 이매뉴얼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사람들은 보통 걷기 총량이나 걸음 수에 초점을 맞추고, 걷기 패턴의 중요성을 무시한다"라며 "이 연구는 하루 한 번 이상 10~15분 이상 연속으로 걷는 방식으로 패턴을 바꾸면 심혈관 건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팀은 하루 걸음 수가 8천 보 미만인 참가자들의 걷기 패턴에 따라 5분 미만 걷기(42.9%), 5~10분 미만 걷기(33.5%), 10~15분 미만 걷기(15.5%), 15분 이상 걷기(8.0%)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하루 걸음 수 대부분을 10~15분 이상 연속으로 걷는 사람들이 5분 미만으로 나누어 자주 걷는 사람들보다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적 관찰 기간 전체 사망 위험은 5분 미만 걷기 그룹이 4.6%로, 5~10분 미만 그룹(1.83%)과 10~15분 미만 그룹(0.84%), 15분 이상 그룹(0.8%)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또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9년 6개월간 누적 위험 역시 5분 미만 그룹이 13.03%로 가장 높았고, 5~10분 미만 그룹 11.09%, 10~15분 미만 그룹 7.71%, 15분 이상 그룹 4.39%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효과는 하루 걸음 수가 5천 보 미만인 경우에도 두드러졌습니다.

5분 미만 그룹의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은 각각 15%와 5%로 10~15분 이상 그룹의 7%, 1% 미만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논문 제1 저자인 시드니대 매튜 아마디 박사는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들은 이곳저곳에서 잠깐씩 걷는 대신 일정 시간 연속으로 걷는 게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라며 "매일 10~15분 연속 걷기를 한두 번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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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