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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아우슈비츠 경비원' 법정 세운 독일

세계

연합뉴스TV 94세 '아우슈비츠 경비원' 법정 세운 독일
  • 송고시간 2016-02-13 14:51:19
94세 '아우슈비츠 경비원' 법정 세운 독일

[앵커]

독일이 유대인 홀로코스트의 현장이 됐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경비를 섰던 94세 노인을 법정에 세웠습니다.

이미 90대가 된 4명의 나치 부역자들이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잇따라 재판을 받습니다.

김중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8살에 자발적으로 나치 친위대에 입대한 라인홀트 한닝은 20살이 된 1942년부터 1944년 6월까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근무했습니다.

홀로코스트 범죄에 대한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된 한닝은 17만명의 유대인 학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수용된 유대인 가운데 가스실로 보낼 사람을 추리거나 대규모 총살과 조직적인 수용자 굶기기를 방조했다는 겁니다.

한닝이 경비병이었지만, 수감자들의 학살을 용이하게 했다는 점에서 가해자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의 기소 이유입니다.

한닝은 유대인 학살에 직접 관여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혐의가 인정된다면 3~5년형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고령을 감안할 때 실제 형을 살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독일은 앞으로 몇 달 동안 한닝을 포함해 고령의 나치 부역자 4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옌스 롬멜 / 나치전범조사국 검사장> "독일 각 주의 법무장관들은 (단죄의) 끝을 말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점 또한 알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이 모두 90대이고, 건강을 고려할 때 재판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흘렀어도 비인도적 범죄에 대해 사법처리 절차를 차근차근 밟고 있는 독일.

엄연히 생존해있는 피해자를 외면한 채 과거사 왜곡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과는 분명히 대비되는 대목입니다.

연합뉴스 김중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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