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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 폴크스바겐…사실상 한국 퇴출 수순 돌입

경제

연합뉴스TV [뉴스현장] 폴크스바겐…사실상 한국 퇴출 수순 돌입
  • 송고시간 2016-07-12 15:01:24
[뉴스현장] 폴크스바겐…사실상 한국 퇴출 수순 돌입

<출연 : 연합뉴스TV 경제부 이경태 기자>

[앵커]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최근 차량 인증 서류를 조작한 혐의가 드러난 폴크스바겐 차량에 대해 정부가 이달 안에 판매 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통보합니다.

모두 32개 차종 79개 모델이 대상인데 차는 이미 20만대 가까이 팔려나간 상황이라 한발 늦은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내 수입차 판매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폴크스바겐 차량 주력모델들이 '판매 금지'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단 어떤 모델이 왜 판매금지란 철퇴까지 받게 되었는지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2007년부터 시판된 폴크스바겐 디젤과 휘발유 차량 가운데 32개 차종, 무려 79개 모델이 자동차 판매 전에 받아야 하는 '제작차 인증 시험'에서 배출가스와 소음 시험성적서 등을 조작·위조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시험을 통과할때는 조용하고 친환경적인 차인것처럼 서류를 꾸며 인증을 통과하고 그 후에는 기준치보다 시끄럽고 배출가스를 많이 뿜어내는 매연 차를 팔았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부당국을 속였다는 것인데 환경부는 인증 취소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입니다.

[앵커]

인증 취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징금도 부과된다면서요.

몇 대나 판매정지가 되고 과징금 규모는 얼마나 되는 것인가요?

[기자]

과징금은 차종당 최대 10억원까지 부과될 수 있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할때 32개 차종에 대해 총 300억원대까지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문제의 79개 모델은 유로6 엔진을 단 신형차량들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7만9천여대 팔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미 지난해 11월 배기가스 장치 조작으로 인증 취소된 유로5 차량 12만5천대를 합하면 인증 취소 대상 차량은 20만4500여대가 됩니다.

2007년 이후 10년 간 폴크스바겐 국내 판매 차량 약 30만대의 70%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셈입니다.

차종별로는 골프와 티구안 등 폴크스바겐 차량과 아우디 A6 등인데 국내 수입차 판매순위 5위안에 드는 인기모델들이었습니다.

[앵커]

궁지에 몰린 폴크스바겐도 이대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대응 시나리오가 예상됩니까?

[기자]

만약 환경부가 판매중지 등 행정조치를 내린다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송과 더불어 환경부 행정처분에 대해 일단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도 같이 낼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을 중단시킬 수 있는데요.

이럴 경우 이 시기에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통해 또 재고물량을 털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폴크스바겐이 '연쇄할인마'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이번에 서류조작을 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차를 새차로 돌려받는다던가 아니면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건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어려워보입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인증취소를 받아도 성능을 정비해 재인증을 통과하면 향후 얼마든지 판매를 다시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현재 소비자들은 부분적 리콜 외에는 아무런 배상 혹은 보상을 받을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정부는 조작된 서류에 속아서 인증을 해줬다고 해명하면 끝나고 수백억원대 막대한 과징금 세수를 확보할수 있지만 정작 자기돈을 주고 차를 구입한 소비자의 피해는 제대로 보전할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앵커]

이런 일이 있기 때문에 정이 떨어져서 차를 중고차로 팔려고 해도 중고차 시세만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죠?

[기자]

네. 지난 2010년 도요타 가속페달 결함으로 인한 대량 리콜 사태 때 해당 차종 중고차 가격이 10%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수입중고차업계는 이를 폴크스바겐만의 문제가 아닐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폴크스바겐을 구입할때는 그 브랜드 자체보다는 수입차, 또는 독일차가 우수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인데요.

국산차에 대한 품질 불만 때문에 수입차를 선택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 아니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업계는 모든 수입차 업체가 간접적인 타격을 받는거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한국시장에서 독일디젤차 전도사 역할을 했던 폴크스바겐이 이처럼 엉터리 성능의 차량을 팔아왔다는것이 좀처럼 믿기지 않습니다.

폴크스바겐도 이미 차를 산 소비자들 굉장히 황당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골프와 파사트 등 차량은 연비는 좋고 배기가스 배출량은 공기청정기 수준으로 배출된다며 친환경차 대접을 받아왔습니다.

보통 연비와 배기가스 배출량은 반비례하기 마련인데 어떻게 이 차는 연비와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는지, 시장에서는 역시 독일의 기술력이 놀랍다며 국산차의 분발까지 촉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놀라운 기술력이 수치 조작과 장비 조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허탈해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국산차업계는 폴크스바겐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을까요?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일시적인 반사이익은 얻을수 있지만 꼭 그렇다고 볼수는 없습니다.

사실 여전히 개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는점은 폴크스바겐 골프 처럼 리터 당 20km를 달릴 수 있는 차량이 시장에 나오자 1~2년 만에 국산차업계도 너도나도 이에 버금가는 연비와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달린 차량을 출시했습니다.

폴크스바겐이 이른바 연비와 친환경전쟁의 페이스메이커였던 셈인데 이게 사기로 드러났다면 다른 차량들은 어떻게 단기간에 이런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요?

거꾸로 유럽시장에서 국산차에 대한 품질 조사에 나서 작은 결함이나 일말의 조작 사실 등이 드러난다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폴크스바겐의 성능 조작 사태는 그들만의 문제로 끝날지 여부가 업계 전반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소음과 배출가스 조작은 좀 시끄러운 차량을 타면 되고 환경에 피해를 줄 수는 있어도 운전자 본인이 운행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폴크스바겐 디젤차가 국내도로 환경과 적합하지 않은 차종이었단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예를 들면 배출가스저감장치는 최소 시속 60Km 이상으로 30분 이상 주행이 일상적으로 이뤄져야만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구조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면 결국 각종 고장의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이 고객에게 사전에 잘 알려지지 않으면서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배출가스저감장치는 고속주행을 해야 검은 탄소성분을 태울 수 있는 구조인데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출퇴근시엔 이 성분등이 제대로 연소되지 않아 필터를 막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결국 엔진에 무리가 가 차량 결함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앵커]

차값이 1천만원에 불과한 중고차 수리비가 2천만원이 나온 사례도 있다는데 바로 그런 경우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차량에 따라 이 관리를 잘 못하면 한 10년 타고 그냥 폐차하는게 나은 경우도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죠.

또 다른 문제는 폴크스바겐이 최근 각종 악재에 시달리면서 폭스바겐 코리아의 공식 딜러직원들의 이탈도 심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S문의는 폭주하는데 이들이 무슨 고생인지 몇 안되는 인력으로 고객 민원에 쩔쩔매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래저래 수입차 전도사였던 폴크스바겐의 몰락, 이런저런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국산차업계도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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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