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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족집게] 피아구별없다?…물고 물리는 '장미대선 최후전선'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족집게] 피아구별없다?…물고 물리는 '장미대선 최후전선'
  • 송고시간 2017-04-09 08:55:01
[여의도 족집게] 피아구별없다?…물고 물리는 '장미대선 최후전선'

[명품리포트 맥]

[앵커]

5월9일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당 후보가 모두 정해진 직후의 초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兩强) 구도로 짜였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안철수 바람, 안풍을 맞고 사실상 무너진 건데요.

매섭게 부는 안풍에 다른 주자들은 화급히 전략 수정에 나서면서 피아 구분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의도 족집게서는 달라진 대립 관계를 살펴보면서 그 안에 어떤 계산이 숨어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불과 1주일 전 얘기였습니다.

정치권을 관통하던 키워드는 기승전문, 모든 것이 문재인 때리기였지만 호남발 안철수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선거 지형은 급변했습니다.

최순실게이트로 형성된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가 6개월만에 허물어진 겁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후보의 첫 일성은 문재인 때리기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유한국당의 표적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더 나아가 박지원 대표로 이동했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후보> "노무현 정권 당시 우병우, 김기춘을 합한 역할을 한 게 문재인 후보입니다.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도록 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와서…"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중에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 정권은 안철수 정권이 아니라 박지원 정권이라는 말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박지원 섭정정치·상왕정치, '지원 대원군'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안 후보가 아니라 박지원 대표를 향해 공세를 퍼붓는 것은 박 대표가 김대중 정부와 호남, 그리고 진보를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안철수는 좋지만 박지원은 밉다는 보수의 밑바닥 정서를 공략하면 안풍을 꺾고 영남을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영남을 두고 보수적자 경쟁을 벌이는 홍준표 후보와 연일 각을 세우더니 안철수 바람이 대구경북을 강타하자 국민의당도 사정권에 넣었습니다.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안철수 뒤에 박지원이 있습니다. 박지원이란 분은 대북송금 사건 주범으로 감옥에 살다 나온 사람인데 이 분이 대북송금한 돈으로 북한 김정일·김정은이이 핵무기를 개발해가지고…우리 대한민국 안보 그런 분들에 맡길 수 있겠습니까?"

유승민 후보가 전선을 확대한 것은 중도보수와 영남이 안철수 후보에게 넘어가는 걸 막고 한국당의 흡수 통합을 저지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유승민 / 바른정당 후보> "(지지율이) 민주당 이재명, 안희정에 왔다 갔다 널뛰기를 했는데, 여론조사 마지막으로 널뛰기할 때는 바른정당의 유승민한테 올 겁니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후보에게 표적을 고정시킨 상태입니다.

아침에 눈만 뜨면 문재인을 때린다는 문모닝 전술도 그 강도를 더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을 완전히 허물고 안철수 대망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후보> "(문 후보가)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국민은 적폐세력이라고 한 겁니다. 그건 있을 수 없는 국민에 대한 모독입니다…이런 생각이야말로 적폐고 청산대상입니다."

국민의당은 문 후보에게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대해선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를 하나의 대안으로 여기는 영남, 특히 보수의 심장부인 TK 정서를 자극해선 안된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박지원 /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그 분의 터진 입을 누가 막겠어요. 우리는 대꾸하지 않겠다 하는…대변인들에게도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에 대해 가급적 논평이나 발언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습니다."

매섭게 몰아치는 안철수 바람에 초비상이 걸린 더불어민주당,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하자 눈만 뜨면 안철수 때리기, 안모닝으로 전술을 바꿨습니다.

문모닝과 안모닝이 충돌하는 모양샙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후보가 (선거인단 조폭동원 의혹에) 일체의 말을 아끼면서 그저 단호히 대응하겠다고만 합니다…유체이탈 화법을 쓰시면 되겠습니까."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을 같은 세력으로 묶으려는 태도, 호남의 표심이 안 후보에게 기우는 걸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민주당이 안 후보를 공격하면서도 호남의 맹주인 박지원 대표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그동안 촛불집회에 함께하지 않았다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레 얘기하고…과연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저는 그것부터 우선 의문스럽습니다."

요즘 흘러가는 선거 양상을 보면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되고,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는 이미 허물어졌고, 안풍의 강도가 더욱 커진다면 안철수를 놓고 좌우가 협공을 벌이는 안철수 대 반안철수 구도로 바뀔 수 있습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합니다.

내일은 피아가 어떻게 바뀔지 흥미를 더하는 장미 대선, 이제 3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족집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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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