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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상황실] 조기대선의 숙명…'동거정부'

정치

연합뉴스TV [대선상황실] 조기대선의 숙명…'동거정부'
  • 송고시간 2017-04-14 17:06:50
[대선상황실] 조기대선의 숙명…'동거정부'

[앵커]

연합뉴스TV는 시청자 여러분들의 높아진 대선에 대한 관심을 예리하고 깊이있게 해소해드리는 대선상황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박진형 기자입니다.

[기자]

시시각각 변하는 대선의 중요 이슈와 현장 분위기를 전해드리는 대선상황실, 박진형입니다.

이번 대선 후에는 인수위원회가 없습니다.

바로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만들고 국정 운영을 시작해야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시작이 절반인데 그렇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의 조각 인사를 보면 서두르면 좋을 게 없는데요.

임기 초반인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며 아침마다 조깅을 하던 김영삼 전 대통령.

"인사가 만사"라고 할 만큼 인사를 각별히 챙겼지만 문민정부 인사는 시작부터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조각 때 발탁한 박희태 법무부 장관과 박양실 보사부 장관은 각각 자녀의 대학특례입학과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낙마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과 동고동락한 재야와 운동권 출신 '386' 출신을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로 대거 발탁해 '코드·보은 인사'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김두관 장관이나 강금실 장관, 연세대 운동권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인사'를 한다고 했으나 부실검증 및 '연고인사' 논란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강남 땅부자란 의미인 강부자,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을 뜻하는 고소영이란 듣기 거북한 딱지가 생겼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 시작부터 끝까지 지긋지긋할 정도로 인사 잡음이 이어졌습니다.

스쳐도 인연을 중시했는지 아니면 누군가 뒤에서 몰래 추천했는지 몰라도 도덕성에 흠결이 많거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사를 등용했습니다.

수첩공주란 말을 실감나게 했는데요.

밀봉인사란 말이 등장했고, 성균관대 고등고시 경기고 출신을 뜻하는 성시경 인사란 말도 생겼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2012년 1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선안 발표부터 밀봉된 수첩이 열리면서 인사 잡음이 시작됐습니다.

<윤창중 / 2012년 12월ㆍ당시 인수위 대변인> "저도 이렇게 밀봉을 해온 것이기 때문에 저도 이 자리에서 발표를 드린 겁니다."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정부 출범 전에 자진 사퇴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용준 인수위 위원장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 닷새 만에 사퇴했습니다.

김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안대희, 문창극까지 총리 후보자들은 청문회에 서지도 못하고 줄줄이 낙마했습니다

역대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인물을 검증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하고 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만큼 인력 풀이 넓어야 하고, 검증을 빠르게 통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소 야대 국면에서 야당도 인정할 만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향후 정부 구성의 방향을 놓고 문재인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생각차가 드러납니다.

<문재인 / 더불어민주당 후보> "섀도캐비닛은마지막 단계까지 사람을 충분히 넓히고 인재 풀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에 그때 당과 협의하고 총리 후보자와 협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안철수 / 국민의당 후보> "(오픈캐비닛은) 상대방 캠프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전문가라면 집권 후 등용하겠다는 말씀입니다."

구성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집권하면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점은 같습니다.

인수위를 꾸릴 수 없는 새정부, 아무리 인력풀을 만들어놔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청문회 통과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과 권력기관장들이 당분간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인사를 통해 국가의 면모를 일신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면서 국정을 힘차게 끌고 가야 하는데 역시 변수는 인사일 겁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해하는 대선승리에 기여한 인사들을 요직에 등용하면 당장 보은이니 논공행상이니 말이 나오고 여기에 도덕성 시비까지 불거지면 국정운영의 추동력이 시작부터 빠질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대선후보 등록 후 인재풀을 공개하거나 그것이 아니더라도 인사의 기준과 원칙 정도는 밝히는 게 어떨까요?

지금까지 대선상황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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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