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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달아오르는 선거전…후보자 벽보 수난시대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달아오르는 선거전…후보자 벽보 수난시대
  • 송고시간 2017-04-23 08:57:01
[현장IN] 달아오르는 선거전…후보자 벽보 수난시대

[명품리포트 맥]

[앵커]

제19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전국 거리에는 대선 후보들의 선전 벽보가 일제히 게시됐습니다.

표심을 향한 후보들의 치열한 선거 전략이 담긴 벽보들이 곳곳에서 유권자를 만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달아오르는 선거전에 벽보를 훼손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재동 기자가 현장IN에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7일 제19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역대 최다인 15명.

후보의 얼굴과 공약이 담긴 선전 벽보의 길이 역시 역대 최대입니다.

선전 벽보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 서울 종로구의 한 거리에 나와 봤습니다.

한눈에 봐도 벽보의 길이가 정말 긴데요.

이곳에서부터 이곳까지.

가로 길이가 무려 10m가 넘습니다.

대선 주자들의 사진과 공약을 살피는 시민들의 눈길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유혜정 / 경기도 남양주시> "(후보자가) 5명까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15명까지 있어가지고, 혼란스럽네요. 누굴 뽑아야 할지…"

벽보가 워낙 길다 보니까 붙일 장소를 구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찾다 못해 이렇게 공사장 담벼락에 붙인 곳도 있습니다.

<서울 이화동 주민센터 직원> "(벽보 부착 전에) 공문을 보내거나 구두로 얘기하거나… 제일 길어요. 어렵죠 붙이는 게. 제일 어렵죠 붙이는 게…"

어렵게 선거 벽보를 붙였다고 해도 끝이 아닙니다.

선거전이 달아오를수록 홍보물이 훼손될 가능성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입니다.

술에 취해서, 정치 혐오 때문에, 그냥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과거 선거 때마다 벽보 곳곳이 뜯기고 망가진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총선과 지방선거, 지난 대선 때마다 전국에서 200명 안팎의 사람들이 후보자의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해 입건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은 CCTV 단속을 강화하고 상습 벽보 훼손자는 구속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있지만, 애꿎은 벽보들의 수난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형선 /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공보계장> "특정 후보자의 얼굴을 칼로 찢거나 그 위에 낙서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선거 벽보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선거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지 말자는 거죠.

이번에 처음 대통령을 뽑는다는 송수진 씨와 고지혜 씨는 실제 인터넷과 SNS를 통해 많은 선거 정보를 얻고 있었습니다.

<송수진 / 대학생> "토론회는 시간이 길어서 다 보기 힘들 수도 있는데 SNS 같은 경우는 하이라이트만 짧게 요약이 돼서 올라오니까…"

유권자가 먼저 후보자의 정책을 찾아 나선다는 점도 길거리 벽보와는 다른 점입니다.

<고지혜 / 대학생> "가만히 앉아서 있기보다는 먼저 찾아서 봐야겠다… 공약을 우선적으로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새로운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넓어지면서 각 후보들도 온라인 선거 운동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쇼핑 사이트 형식을 빗대어 정책 홍보사이트를 개설해 큰 반향을 이끌었고, 안철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속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후보 역시 SNS를 적극 활용하며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습니다.

<김호성 /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교수> "앞으로 오프라인의 선거 운동은 점점 없어지리라고 봅니다. 과거에는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이 대중을 향해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쌍방향 소통구조가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물론 정치 신인이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보에게 아직도 선거 벽보는 후보자 정보를 알리는 유력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벽보를 만들고 붙이고, 또 떼 내는 데까지.

적지 않은 세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더 효율적인 방안은 없는지, 고민을 시작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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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