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뉴스현장] 벼랑끝 아베…10년전 사퇴 악몽 재연되나

세계

연합뉴스TV [뉴스현장] 벼랑끝 아베…10년전 사퇴 악몽 재연되나
  • 송고시간 2017-07-11 13:59:44
[뉴스현장] 벼랑끝 아베…10년전 사퇴 악몽 재연되나

<출연 : 연합뉴스TV 김중배 기자>

[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근 지지율이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번 임기 들어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며, 정권교체 가능성까지도 거론되고 있어서 주목됩니다.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중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아베 신조 총리, 견실한 지지율을 토대로 평화헌법 개정에 이르는 우경화 작업을 착착 진행해온 것으로 국내에선 알려져왔는데요.

최근 지지율 급락세가 심상치 않네요?

[기자]

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보수적이면서 친아베적으로 알려진 요미우리 신문이 36%, 또 아사히 신문 조사 결과로는 33%, 이는 모두 2012년 취임 이래 최저치입니다.

주목할 건 요미우리 조사인데요.

한달 전 대비 13% 포인트나 하락해 30%대까지 주저앉은 게 아베 총리가 처한 현주소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거꾸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전달에는 41%였다가 이달엔 52%나 과반을 넘었습니다.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총리를 신뢰할 수 없어서"가 49%로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지지율 하락의 전반적 이유는 무엇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가케학원 스캔들이 각종 매체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데 이는 어떤 의혹입니까?

[기자]

네. 아베 부부의 오랜 지인인 가케 고타로가 이사장으로 있던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아베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인데요.

문제는 의혹이 제기된 이래 아베 총리와 측근들은 일관되게 관련 의혹을 일축해왔으나,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결국 민심 이반의 역풍이 불어닥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애초 문부과학성은 가케학원의 수의학과 신설에 부정적이었는데 아베 정권 들어 갑자기 상황이 바뀝니다.

50년동안 수의학과 신설 허용이 없다가 갑자기 돌아선데다가 보조금 96억엔, 37억엔의 토지 공여까지 있었습니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앞서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이 또한 사학에 아베가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입니다.

이와 더불어 아베 총리의 우경화 정책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이번 아베 총리가 겪은 위기는 가케학원 스캔들을 둘러싼 총리의 신뢰도 추락, 또 앞서 공모죄 법 강행 통과와 2020년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일방통행식 정치로드맵에 대한 피로도 누적이 배경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아베 총리의 높은 지지도를 뒷받침했던 경제 우선 정책이 이같은 이슈들에 밀리면서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들어보면 총리 부부의 오랜 지인이 운영하는 사학에 특혜를 줬다는 게 가케학원 스캔들의 기본적 내용인데요.

앞서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이어 잇따른 사학 스캔들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스캔들을 단순한 특혜 의혹으로만 볼 수 없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건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기자]

네. 이번 스캔들의 발단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아베 총리가 일본사회를 장기적으로 바꾸고 싶은 방향, 즉 우리에게 우경화 플랜으로 알려진 그의 정치적 구상과 무관치 않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아베를 비롯한 보수파들은 기본적으로 전후 체제, 평화헌법 체제를 새롭게 바꾸지 않고선 일본의 미래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 입장에서 평화헌법 체제이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정상국가 또는 보통국가화라는 이상과 대척점에 있는 현실태라는 점에서 비정상, 또는 비상한 체제로 인식되는 겁니다.

가케이 고타로라는 인물, 또 모리토모학원 이사장인 가고이케 야스노리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선 가케이는 아베의 복심의 친구, 아베 부부와는 오랜 절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아베와 정치 이념적인 면에서 상당한 공유를 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재임기에 이같은 인물들이 좀더 많은 영향력을 갖도록 하는데 이런저런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져왔습니다.

야스다의 경우 유치원생에게까지 아베 총리 힘내라라고 외치게 했다는 인물입니다.

야스다의 교육에 대해선 보수도 아니고 넷우익이다라는 비판이 일본 내에서 나옵니다.

넷우익이란 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인종차별적이고 국수주의적 활동을 하는 이들을 말하는데요.

아예 아베 내각이 넷우익 내각이란 비판도 있었습니다.

아베 총리 들어서 일본 교과서 내용 개정이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캔들과는 별도로 이미 상당한 우경화 교육이 이뤄져서, 일본의 현재 대학생 등 세대들은 역사 문제에 대해 우리와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현실입니다.

[앵커]

일본 우익의 집요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좀 섬뜩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그같이 집요하게 이뤄진 아베의 우경화 작업에 대해 그동안 일본 국민 다수가 지지해온 것 아닌가요?

이 시점에서 아베가 처한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선 좀더 고차 방정식이 적용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기자]

네. 전반적으로 아베의 위기 관리 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베는 2기 내각에서 특히 요미우리와 산케이 등 보수 신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신 1기 내각에서 결정적인 실각의 원인을 제공했던 아사히 신문은 철저히 적대시하는 미디어 대응책을 시행해왔습니다.

이같은 미디어 대응책은 그동안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올해초 퇴직 간부 낙하산 취업 알선 파문으로 해임된 마에가와 키헤이 문부과학상 차관이 아베 정권 지지율 추락의 부싯돌이 됩니다.

가케학원 특혜에 아베의 압력이 있었다는 마에가와 전 차관의 폭로로 가케학원 스캔들이 일파만파 번지게 되는데요.

재미있는 건 주간지 등을 무대로 마에가와 전 차관의 도덕성이랄까, 각료로서의 품성이랄까 이런 것들이 논란이 됐습니다.

부수가 제일 많은 권위지 요미우리조차 이례적으로 마에가와 전 차관의 사생활, 재직중 원조교제 성매매의 온상인 가부키초의 만남알선 바에 들락날락했다는 추문을 다뤘습니다.

비판적 관점에서 보면 일본 주류 언론들의 아베 총리 구하기로 비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과잉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이같은 논란 확산이 결국 국민의 피로감 확산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웹사이트에선 아베 내각이 마에카와의 사생활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랐습니다.

[앵커]

결국 지금의 지지율 추락이 총리 실각으로 이어질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떠한 진단과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우선 제도적인 점을 먼저 설명드리면, 일본은 의원내각제 국가입니다.

임기 추이와 관계없이 법적으로는 대통령 임기를 보장하는 우리와 달리, 지지율이 추락하면 총리가 정부를 이끌어갈 정당성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의 상황은 아베 총리의 1기 내각의 실각 때와 유사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아베는 아시다시피 지난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제90대 일본 총리, 본인의 1기 내각을 이끌었습니다.

당시에는 7월 참의원 선거에 패한 뒤에도 버티려 하다가 각료의 실각과 자살, 실언 등이 이어진 끝에 결국 떠밀려나가다시피 사퇴해야 했습니다.

그 당시 물러나기 직전의 지지율이 요미우리 집계로 29%였습니다.

지금의 상황도 의혹을 덮으려만 하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추락한 것이 당시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07년 야나기사와 하쿠오 당시 후생노동상은 여성을 애 낳는 기계에 비유했다가 도마에 올랐고요.

마쓰오카 도시카쓰 농림수산상 정치자금 비리 의혹 추궁받다가 자살을 했습니다.

최근 아베 내각에서는 이마무라 마사히로 부흥상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관련, 도호쿠라서 다행이라고 했다가 사퇴를 했습니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 아베 키드로 불리는 그녀는 선거에서 자위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총리의 신뢰도 하락이 이번 지지율 급락의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도쿄 시내에서 주최측 추산 8천명이 모여 아베 사퇴를 외치며 시위를 벌인 점도 눈길을 끕니다.

시민의 공개적인 정치참여가 활발하지 않은 일본이지만, 정치 문제에 대해 대중이 무관심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아베 총리가 각료들을 대동하고 야당과 국정을 토론하는 과정이 NHK를 통해서 국민 일반에 상시적으로 공개되고 있는데요.

부정적 여론 추세를 되돌리지 못한다면, 아베 정권이 버틸 수 없으리란 것이 중론입니다.

[앵커]

포스트 아베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누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나요.

[기자]

당 안에서는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 소속 파벌에 이어 자민당내 3대 파벌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파(소속 의원 55명)를 이끄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상이 지난 8일 30여명의 파벌 의원을 동원해 파벌의 원조인 다케시타 노보루 전 총리의 고향인 시마네현을 찾아 묘소에 참배했습니다.

그야말로 세 과시에 나선 겁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지방창생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도 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아베 총리의 지지자인 아소 부총리도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한 가운데 필요시 차기 주자군으로 뛰어들 태세입니다.

외부에서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유력해 보입니다.

도민퍼스트회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압승하며 고이케의 파괴력을 입증했는데요.

하지만 중앙정치에 제대로 입성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아직 시험대에 오르지 못한 과제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41(기사문의·제보)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