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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 트럼프 장남 이메일 공개 자충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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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뉴스현장] 트럼프 장남 이메일 공개 자충수 되나
  • 송고시간 2017-07-13 14:48:28
[뉴스현장] 트럼프 장남 이메일 공개 자충수 되나

<출연 : 연합뉴스TV 김중배 기자>

[앵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거운동 캠프가 부적절한 러시아 측과의 접촉을 했다는 의혹이죠.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부친의 공화당 후보 확정 직후인 6월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 그는 자신은 부적절한 행동을 한 일이 없다며 의혹의 대상이 된 만남과 관련한 이메일을 스스로 공개한 건데요.

그런데 그 내용이 오히려 새로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중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집권 1년차면 열심히 일해야 할 때인데, 야심찬 출발 시기라기보다 집권 말기 게이트에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합니다.

결국 러시아 게이트에 따른 탄핵안까지 발의됐네요?

[기자]

네. 미 하원의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의원이 현지시간 12일 사법방해 혐의를 적용한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탄핵 주장이 나오긴 했으나 실제 탄핵안 발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민주당의 당론도 아니고, 또 하원 이어서 상원까지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탄핵안 논의가 본격적으로 점화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 이메일을 둘러싸고 의혹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는 상황이어서 향후 급진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측 인사와의 만남, 또 그 과정에서 주고받은 이메일이라면서 직접 공개한 이메일 내용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첩보영화에서 미모의 여성 스파이가 유력 정치인의 주변 인맥을 파고드는 수법과 같은 리얼리티쇼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네.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인물은 지난해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인데요.

올해 42살로 1998년 모스크바 법률아카데미를 졸업했고, 3년간 검사 사무실에서 일했으며 2003년 기업 및 재산 분쟁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사무소를 차렸습니다.

러시아 법조인이지만 미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미국 내에서 반러시아법으로 불리는 이른바 마그니츠키법에 대한 공개 반대 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그가 러시아 측이라고 불리는 주요한 배경인데요.

하지만 스스로는 러시아 정부를 위해 일한 바 없다고 밝히고 있고, 러시아 정부도 관계를 부인했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 그렇습니다.

관계도에서 보시다시피 트럼프 주니어에게 그를 소개한 건 러시아 가수 에민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 롭 골드스톤이고, 에민의 부친은 트럼프 주최의 미인대회를 후원한 러시아 부동산 거물 아라스 아갈라로프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 러시아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미모의 여성 변호사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고, 만남의 이유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 제공, 즉 미 대선에 개입할 의도를 갖고 만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네요?

[기자]

네. 미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는 게 바로 그 부분인데요.

지금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을 놓고 스모킹 건, 즉 범죄의 구성요건을 채우는 결정적 증거를 말하는데요.

그러한 스모킹 건 아니냐는 지적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스모킹 건을 전달한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주니어가 공개한 이메일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나탈리야 변호사와 만남을 갖게된 서로간의 연락 내용을 담은 이메일입니다.

지난해 6월 3일부터 8일까지 자신과 롭 골드스톤, 트럼프하고도 인연이 깊은 러시아 가수 에민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인데요, 그와 주고받은 16통의 이메일인데요.

보시다시피 힐러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러시아측 인사로부터 제공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는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당시 만남은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구체적인 증거도 없는 것이었다고 밝히며 직접적인 내통의 실체를 부인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주니어가 애초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서라고 했는데,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되는 꼴 아닌가 싶네요.

결과적으로 어리석은 행동이 된 것인가요?

[기자]

두 가지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충수의 측면도 없지 않지만, 이번 게이트에 아주 영리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관측도 가능합니다.

우선 트럼프 주니어의 입장에서 보자면, 여러 언론보도에서 확인되듯이, 앞서 이번 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뉴욕타임스가 이미 공개한 이메일을 확보하고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가 자신이 트럼프 주니어에게 이메일 공개를 조언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어쩔수 없이 떠밀려서 이메일을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떠밀렸든 어떻든 본인이 스스로 관련 의혹을 둘러싼 증거들을 공개하며 변호에 나서면서 불필요한 의혹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점은 그에게 플러스 점수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어 적극적인 언론 대응을 통해 선거 승리를 위해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만남을 가졌지만, 구체적으로 주고받은 게 없다라는 설명인데요.

실제로 이를 두고 러시아와의 내통이 드러난 것이다, 반역죄 적용이 가능하다 등 반응들이 나오지만, 이를 법적으로 입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 본인의 책임은 덜어낸 반면, 트럼프 캠프, 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에서 혹 하나를 더하게 된 점만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앞서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한 측근들의 러시아 측과 내통 의혹에 장남마저 러시아 인사와 선거 관련 대응을 논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혹의 줄기가 더욱 실체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집권 1년차부터 정권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스캔들에 발목을 잡힌 트럼프 정부인데요.

앞으로 이 스캔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정말 탄핵 진행이 급진전되는 상황으로 치달을까요?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애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주류 언론, 나아가 미국의 주류 정치권과 각을 세우면서 대통령의 지위에까지 오른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탄탄한 재력과 경제계에서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했지만 정가에서는 이단아, 비주류인 것인데요.

거침없는 발언을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면서 기성 미국 정치의 한계를 넘어선 측면이 존재합니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는 미 언론들과 전쟁을 이어가는 양상입니다.

이번 스캔들의 전개는 대통령 대 언론의 전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CNN을 링에서 쓰러뜨리는 영상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트럼프 주니어도 CNN을 격추시키는 영상을 올리는 등 이들은 언론과 직접 충돌을 꺼리지 않고 맞서면서 더욱 확대 일로라 할 수 있는데요.

어쩌면 트럼프 주니어 게이트는 언론의 반격일 수도 있겠습니다.

종합해본다면, 러시아 게이트는 앞으로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서 주류 언론의 역할을 가늠할 중요한 전기, 혹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자체로 이미 언론은 1대0으로 패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러시아 게이트를 놓고 불거진 2라운드의 승패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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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