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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뜨거운 영화 '군함도'…독과점ㆍ한일관계 얽혔다

문화·연예

연합뉴스TV [뉴스초점] 뜨거운 영화 '군함도'…독과점ㆍ한일관계 얽혔다
  • 송고시간 2017-07-28 10:23:09
[뉴스초점] 뜨거운 영화 '군함도'…독과점ㆍ한일관계 얽혔다

<출연 :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

류승완 감독의 신작 영화 '군함도'가 개봉 첫날부터 역대 최고의 오프닝 성적표를 받아들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관심 만큼이나 논란도 만만치 않은데요.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와 영화 '군함도'의 면면을 샅샅이 짚어보겠습니다.

장 기자, 군함도 보셨습니까?

[기자]

네, 저는 개봉 전 언론 시사회에서 봤습니다.

[앵커]

관심이 뜨거운데 어떤 영화인가요?

[기자]

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인 1945년, 군함도에 강제징용돼 지하 1천미터 탄광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던 조선인들의 탈출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하는데요.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 소속 OSS요원 '무영'은 독립운동 주요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 받고 군함도에 잠입합니다.

미국의 폭격이 시작되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은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가둔 채 몰살시키려 하는데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소위 말하는 '티켓 파워'있는 배우들이 6개월 동안 고생해 찍은 영화라고 알려져있습니다.

배우들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이정현 / 배우> "위안부 피해자들이 당하거나 아파하거나 그런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강인하고 당당히 맞서고 같이 끌려가는 조선 소녀들에게 버팀목이 돼주고 그런 캐릭터가 너무 많이 끌렸습니다."

<황정민 / 배우> "저희가 마지막 촬영하고 같이 지옥계단에서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각자들에게 박수를 칩시다. 이거를 우리가 어떻게 해냈는지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듣기만 해도 스케일이 큰 영화 같습니다.

제작비 많이 들었겠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군함도'는 '다찌마와리'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서 2년 전 '베테랑'으로 1천300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의 작품인데요.

그동안 주로 어두운 세계의 주먹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가 처음으로 만든 역사 바탕 영화입니다.

제작비가 무려 260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최소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야 속된 말로 본전을 건진다고 알려진 만큼 손익분기점이 높습니다.

실제 군함도의 3분의 2 정도 크기로 재현한 세트가 어마어마합니다.

강원도 춘천시의 도심 옛 미군기지터에 축구장 2개만한 크기로 자리했습니다.

세트는 촬영 직후 철거됐지만 지금 사진으로 나가고 있는 '석탄운반선'은 아직 남아있는데 운반선의 크기만 봐도 영화의 스케일을 충분히 짐작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흥행 성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6일에 개봉했으니 오늘이 3일째인데요.

지금 보시는 게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순위입니다.

'군함도'는 한국영화의 역사를 바꾸는 것이 아니냐는 기사가 쏟아질 만큼 신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개봉 첫날 군함도는 97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역대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전 기록이 지난달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로 87만2천여 명 수준이었으니 10만명이나 차이가 나죠.

개봉 이틀째인 어제 1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요.

한 영화가 차지한 역대 최다인 모두 2천여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1만174회 상영됐습니다.

이는 총 1천761만명을 기록한 한국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최고 흥행작 '명량'과 비슷한 흥행속도입니다.

개봉 전 예매관객이 60만명에 달했으니 흥행은 어느 정도 예고됐던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앵커]

인기가 많은 것은 알겠지만 2천여개의 스크린이면 상영관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류승완 감독의 발언 듣고 가시겠습니다.

<류승완 / 감독> "간혹 글들에 '꼭 봐야할 영화'라는 표현을 하는데 저는 세상에 꼭 봐야할 영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보고 싶으면 보는 거고, 보기 싫으면 안보는 거고 하는 거지…"

하지만 군함도를 안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군함도의 상영 점유율이 절반을 넘기 때문인데요.

26일 기준, 군함도의 상영점유율은 55%에 달했고 스크린 점유율은 37%를 기록했습니다.

극장에서 함께 상영되고 있는 영화의 점유율은 '슈퍼배드3' 15.8%, 덩케르크 11.8%였습니다.

스크린 수로 따져봐도 기존에 최다 기록이었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1천990여개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입니다.

CGV를 비롯한 주요 멀티플렉스들은 주요 상영 시간대에 '군함도'를 집중배치하고, 나머지 영화들은 심야시간대나 오전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볼만한 시간대에는 대부분 군함도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CGV강남에서는 현재 총 6개관 중 4개관에서 거의 전회차를 '군함도'만 상영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관객의 영화 선택권이 침해되고 안그래도 영화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민병훈 독립영화 감독은 SNS에 군함도의 스크린 수를 언급하며 "독과점을 넘어 이건 광기"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이런 비판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경쟁작 상황이나 높은 예매율, 관심도를 고려해 극장에서 스크린을 자체배정한 것"이라고 대응했습니다.

[앵커]

또 내용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가요?

[기자]

평가는 엇갈립니다.

우선 '군함도에 관한 역사는 모두 알았으면 한다'는 감독의 말처럼 소재 자체가 관객을 끄는 것임은 확실합니다.

'군함도' 팀은 이달 초 뉴욕 타임스퀘어에 올려진 '군함도' 광고를 후원한 것으로도 칭찬받았는데요.

또 스케일 만큼이나 볼거리가 풍부하고 내로라하는 충무로 스타들과 황정민의 딸 소희 역으로 활약한 아역 김수안까지 인상적인 연기가 돋보입니다.

그럼에도 형편없는 평점을 매기는 관객과 평론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선 신파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입니다.

주인공 사이의 억지 인연과 러브라인이 등장하는가 하면 비현실적인 결과도 비판하는 지점 중 하나입니다.

특히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이 장면은 광화문 촛불집회를 연상하게 하면서 억지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의견이 제시됩니다.

애국심을 지나치게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일명 '국뽕영화'가 될 것이라는 부분은 류승완 감독이 개봉 전부터 크게 신경썼던 부분인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반대의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아 실망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극 초반에는 군함도에 끌려온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일본군위안부가 겪는 고초를 나름 세밀하게 묘사하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한국인 내부의 갈등과 음모가 부각됩니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군함도를 보고 느꼈던 슬픔과 분노가 영화에서는 희석돼 실망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앵커]

일본은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죠?

[기자]

산케이신문은 27일자 신문 1면 머리기사로 군함도의 개봉 소식을 전하면서,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담지 않았다고 깎아내렸습니다.

조선인 강제 징용자가 갱도 내부에서 사망하는 장면과 살해 장면이 지극히 잔혹하게 묘사돼 있고 조선인 여성이 유곽에서 강제로 보내지거나 전범기를 찢는 장면도 있어 반일감정을 강하게 자극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영화 끝에 군함도가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의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지만 일본 정부가 약속했던 희생자를 기억하는 조치를 아직 실행하지 않았다는 자막에 대해서는 정치적 호소가 강한 작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타임스퀘어 속 '군함도' 광고의 한 광부가 조선인 징용자가 아닌 일본인으로 밝혀진 것에 대해서도 역사왜곡이라며 꼬투리를 잡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브리핑이 불을 지폈는데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감독 자신도 창작된 이야기라고 말했다"며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기록영화는 아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 징용자 문제를 포함해 한일간의 재산청구권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 말보다는 감독의 말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류승완 / 감독> "시대적 배경, 공간적 설정은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려고 고증에 의거해서 했고요. 이 안에 있는 인물들,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들은 만들어진 얘기입니다.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된 이야기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

일본 정부의 공식 발언에 대해 외교부는 "군함도에서 과거 수많은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 강제로 노역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잘라 말했습니다.

[앵커]

최종 성적이 어떻게 되든, 올여름 최고의 이슈를 불러온 영화라는 것에는 틀림이 없네요.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문화부 장보경 기자였습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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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