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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사상 최강 지진 1년…천년 고도 경주는 어떻게 변했나

사회

연합뉴스TV [뉴스초점] 사상 최강 지진 1년…천년 고도 경주는 어떻게 변했나
  • 송고시간 2017-09-11 09:45:44
[뉴스초점] 사상 최강 지진 1년…천년 고도 경주는 어떻게 변했나

<출연 : 연합뉴스TV 사회부 서형석 기자>

[앵커]

지난해 관측 사상 최강인 규모 5.8의 강진이 일어난 지 내일이면 1년이 됩니다.

당시 23명이 다쳤고 재산피해는 110억원에 달했는데요.

1년이 지난 진앙의 모습은 어떤지, 경주에 다녀온 사회부 서형석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서 기자, 지난주 경주에 다녀왔죠?

현지의 모습 어떻던가요?

[기자]

네. 지난주 이틀 동안 지진의 진앙이었던 경주 곳곳을 다녀왔는데요.

하늘도 높고 구름도 예뻐서 경주의 가을 풍경을 즐기기에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관광객들은 카페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경주 곳곳에 펼쳐진 유적지에선 가족끼리 친구끼리 사진을 찍으며 웃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듣기만 해도 정말 평온한 모습인데요.

1년 전만해도 경주뿐만 아니라 전국이 지진으로 큰 충격을 받았죠.

[기자]

네.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44분에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한 시간도 안된 오후 8시32분, 규모 5.8의 더 큰 진동이 전국을 덮치면서 말 그대로 전국이 공포에 떨어야했습니다.

당시 전 서울 광화문에 자리한 연합뉴스TV 보도국에 있었는데요.

보도국 건물자체가 앞뒤로 휘청이는 게 느껴질만큼 생전 처음 느껴보는 큰 진동이었습니다.

이어서 보도국 전체에 전화벨이 울리면서 정신없이 제보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네. 저도 아직 기억이 정말 생생합니다.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에 있는 시민들도 이렇게 기억하고 잊지 못하고 있는데 진앙이었던 경주 시민들은 이보다 더한 기억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나보니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저도 취재차 경주로 가면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바로 그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취재 일정으로 진앙이었던 경주시 내남면 부지1리와 부지2리 마을을 찾았습니다.

진앙이었던 경주 내남면 부지리는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 그대로였는데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아흔을 넘긴 어르신들이었고, 기와집과 돌담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뵌 어르신들은 또렷하게 그 날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먼저 올해 91살이신 하상분 할머니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하상분 / 경주시 내남면 부지2리> "당시 말도 못하지. 매일 지진이 일어나는가 매일 그래서 나가서 밤샘하고 또 들어오고 그랬어요. 아유 무섭지 말도 못하지. 지진 그거는 90이 돼가지고는 처음이거든요."

[앵커]

전해 듣기만 해도 당시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계신걸 알 수 있는데요.

저도 현장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피해도 컸을 것 같은데 복구는 잘 됐습니까?

[기자]

네. 경주시청 관계자는 석탑 등 문화재 일부를 제외한 180여건의 공공시설 피해에 58억원을 투입해 보수를 마쳤다고 밝혔는데요.

또 민가와 같은 사유시설 피해에 대해서도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경주 시청 관계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오민규 / 경주시 안정정책과 방재팀장> "사유시설 피해에 대해서 재난 지원금을 시민들에게 지급했는데요. 금액으로하면 5955건, 40억 정도의 재난 지원금을 지급했고요."

시는 주택 파손 정도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100만원에서 900만원까지 차등 지원했습니다.

전파의 경우는 900만원 반파의 경우는 450만원, 지붕 기와가 깨지는 등의 피해는 100만원씩이었는데, 실제 제가 둘러본 경주 곳곳에선 상흔을 아직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진앙지였던 내남면 부지리 다시 한번 보시죠.

지붕 기와가 손상된 채 그대로 남아있고, 갈라진 벽을 시멘트로 메꾼 부분은 물론이고, 돌담이 기울어지거나, 사람 손이 들어갔다 나올 정도로 갈라진 담장이 그대로 방치된 집도 있었습니다.

[앵커]

재난 지원금으론 집을 수리하는데 부족했던 점이 있던 것 같은데, 시내의 경우는 어땠나요?

아까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깔끔한 모습이었는데요.

[기자]

네.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경주 시민들이 밀집해 있는 곳들은 조금 전에 보신 내남면보다 훨씬 잘 정돈된 모습이었습니다.

경주 시내를 지나다보면 주유소도, 소방서도 커피전문점들도 기와지붕을 올려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황남동 한옥마을은 특히 그런데요.

다만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대부분이 기와지붕이죠.

그런데 흔히 알고 있는 기와와 다르게 생긴 집들을 군데 군데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진 발생 후 파손된 기와 지붕을 수리하면서 바뀐 점인데요.

흙으로 만든 재래식 골기와 대신 잘 깨지지 않는 함석기와가 쓰인 것입니다.

복구 후 뒤 달라진 모습에 아쉬워 하는 주민들과 관광객들도 있었고요.

수천만원이 드는 재래식 기와 복구에 지원금은 100만원에 그쳐 어쩔 수 없다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기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차이점이 확연하게 눈에 띄네요.

아쉬움이 남긴하지만 복구 작업은 차곡차곡 진행됐는데 경주 시민들의 걱정은 또 따로 있다고요?

[기자]

네. 경주하면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가 바로 떠오를 만큼 천년 고도 경주는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관광도시였습니다.

특히 수학여행하면 경주라고 할만큼 한때는 전국에서 연간 100만명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았는데요.

이번에 제가 찾았던 경주는 단체관광객들보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여행온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한적한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불국사 바로 앞 숙박업소들인데요.

한 눈에 보기에도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윤선길 / 경주 불국사숙박협회 회장> "9·12 지진 이후에 우리의 참담한 현 실정은 말로 형용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학부형들이 경주 수학여행에 대해서 불안감을…"

실제 올해 봄에 30곳의 학교만 경주로 수학여행을 왔고, 이번 가을에도 지금까지 30여곳의 학교만 경주를 찾을 계획입니다.

[앵커]

지난 봄에 30개 학교만 경주를 찾았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네요.

그래도 희망적인 면도 없지 않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경주시가 지계한 경주방문관광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70만명이 경주를 찾았던 것에 반해, 9월 지진 이후론 56만명으로 급감했었는데요.

경주 관광산업이 그야말로 침체에 빠졌었는데요.

올해의 경우 8월까지 경주를 방문한 일반 관광객은 810만명으로, 지난해 지진 발생 전까지 840만여명이 찾은 것에 근접하면서 예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진 이후 즉시 숙박시설 등에 대해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모든 시설들이 안전상에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아직까지도 단체관광은 회복되지 않아 걱정이라며 마냥 안도하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앵커]

관광도시로서의 옛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네요.

지금까지 사회부 서형석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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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