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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괴물이 나타났다…메이저리그 뒤흔든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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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뉴스초점] 괴물이 나타났다…메이저리그 뒤흔든 오타니
  • 송고시간 2018-04-10 09:51:10
[뉴스초점] 괴물이 나타났다…메이저리그 뒤흔든 오타니

<출연 : 연합뉴스TV 스포츠문화부 차지연 기자>

[앵커]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일본 출신의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입니다.

투타 겸업을 선언한 오타니는 투수로도, 타자로도 시즌 초반부터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며 야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데요.

스포츠문화부 차지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말로 괴물이 나타난 걸까요.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때문에 전세계 야구팬들이 들썩이고 있네요.

[기자]

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타니의 시즌 초반 활약이 그야말로 어마어마합니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나서는 오타니는 일주일에 한번씩 선발 투수로 등판하고, 공을 안 던질 때는 타자로 출전합니다.

개막 후 10경기에 출전했는데, 벌써 투수로는 2승, 타자로는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첫 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운이 좋았던 것 아닌가 했는데, 점점 진짜 실력이었다는 게 드러나는 분위기네요.

[기자]

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치른 경기 내용을 자세히 보면 지금까지의 기록이 더 엄청난 것임을 알 수 있는데요.

투수로 두번째 승리를 거둔 오클랜드전에서는 6회까지 단 한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은 '퍼펙트 피칭'을 했습니다.

구속은 시속 160km까지 찍었고요.

타자로서 뽑은 홈런 3개도 그저 그런 투수에게서만 빼앗은 것이 아닙니다.

두번째 홈런은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루버를 상대로 쳐냈고요.

세번째 홈런은 비거리 137m짜리 대형 홈런이어서 파워도 증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투수와 타자를 넘나들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가 전에도 있었나요?

[기자]

메이저리그의 긴 역사에서도 오타니 같은 선수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막 10경기에서 2승과 3홈런을 나란히 기록한 선수는 오타니 이전에 1919년 워싱턴 세너터스의 짐 쇼가 있었습니다.

무려 100년 전인데, 그때와 지금의 야구 환경이나 수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타니의 기록은 더욱 대단합니다.

전설적인 야구 선수 베이브 루스도 1930년에 투수로 1승을 올리고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적이 있는데, 오타니는 2승을 했으니 베이브 루스보다 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앵커]

오타니는 어떤 선수인지 궁금해지는데요.

기본적인 프로필을 한번 소개해주세요.

[기자]

오타니는 1994년생으로, 우리 나이로는 스물 다섯살입니다.

만으로는 스물 세살이고요.

키는 193cm에 몸무게는 92kg입니다.

2013년도에 일본리그 닛폰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프로 무대를 밟았고, 올해 LA 에인절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활약할 때부터 이미 큰 주목을 받았죠?

[기자]

네, 오타니는 지난해까지 일본리그에서 5년 동안 뛰면서 투수로는 통산 42승, 평균자책점 2.52를 올렸고 타자로는 타율 2할8푼6리, 홈런 48개를 기록했습니다.

원래는 고교 졸업 후 바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 했는데, 닛폰햄 구단에서 아주 끈질긴 설득을 했다고 해요.

3년 전 프리미어12에서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6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는 경이로운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죠.

[앵커]

투타를 겸업하면서도 양쪽 다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기자]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고 해서 원래 재능 있는 선수들은 투타 모두에 소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두 가지를 모두 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선수들은 보통 하나를 선택하고, 그 하나도 잘 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본 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을 포기하지 않은 것 자체로도 대단한데, 실제로 성적도 눈부시니 정말 야구나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가 등장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재능 때문이었는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을 때 모든 구단이 관심을 보였던 기억이 나는데요.

[기자]

재능도 재능이지만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팀들에 여러모로 매력적인 선수였습니다.

메이저리그에는 25세 미만 외국인 선수의 연봉과 계약금 액수를 제한하는 노사협정이 있기 때문에 스물셋의 오타니는 우리 돈으로 계약금 25억원, 연봉 5억 8천만원 정도에 6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투타를 겸업하는 야구 천재에 걸맞지 않는 헐값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스타성을 겸비한 뛰어난 선수를 싼 가격에 데려올 기회였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고 오타니는 면접까지 보면서 행선지를 결정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잖아요?

[기자]

네, 화려하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지만 시범경기에서 오타니는 아주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투수로는 두 번 등판해서 평균자책점 27.00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1할 타율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파워와 스피드는 좋지만 아직 다듬을 부분이 많은 고등학생 수준의 타자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등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즌이 개막하자 오타니는 180도 변신해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야구천재에게도 낯선 빅리그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앵커]

오타니의 믿을 수 없는 활약을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놀라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 반응은 더 뜨거울 것 같아요.

[기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광적이죠.

메이저리그는 이미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6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한 두번째 등판에서는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치기도 했고요.

미국 언론은 오타니가 지구인이 아닌 것 같다는 농담 섞인 의심까지 던졌습니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이주의 선수로 선정됐습니다.

일본에서의 반응은 더욱 뜨겁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오타니가 베이브 루스를 넘어섰다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오타니의 활약을 다룬 기사에는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만화의 주인공 같다', '오타니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어서 행복하다' 등 찬양 일색입니다.

[앵커]

오타니는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나기도 했지만, 굉장한 노력파에 자기관리도 무척 철저한 선수라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타니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든 계획표가 있는데, 야구선수로서의 능력 뿐 아니라 인성과 멘탈, 심지어 운까지 가다듬겠다는 포부가 담겨있습니다.

제구와 구속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뒀고요.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 물건을 소중히 쓰겠다는 내용까지 있는 걸 보면 어릴 때부터 뭔가 마음가짐이 다른 선수였음이 보입니다.

마흔두살까지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은 계획표도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시속 175km의 세계 최고의 광속구, 사이영상 등을 목표로 잡고 있는 게 흥미롭습니다.

[앵커]

메이저리그 경기 활약 이후에도 인터뷰 때마다 겸손한 소감을 내놓더라고요.

[기자]

네, 이 정도 활약에 이 정도 신드롬이면 조금 더 당돌해도 될 것 같은데 한결같이 차분하고 겸손해서 미국 언론들은 더 놀라고 있습니다.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친 뒤에는 '클루버가 실투를 했다'고 말했고요.

완벽한 투구로 2승째를 올린 뒤에는 '안타를 맞은 뒤에 바로 볼넷을 내준 것이 좋지 않았다'며 반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올 시즌 오타니는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일까요?

[기자]

저도 궁금합니다.

한계가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역사에 남을 선수가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 메이저리그 통계시스템이 예측한 오타니의 성적은 11승과 11홈런인데요.

개막이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2승과 3홈런을 기록했으니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 목표는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일단은 더 지켜봐야 하겠죠?

[기자]

네, 계속 오타니의 대단함에 대해서만 말씀을 드렸는데, 오타니와 상대할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야구 선수들입니다.

다른 선수들이 오타니를 아직은 낯설어하고 있지만, 약점을 찾아내거나 철저하게 분석한다면 투수로도, 타자로도 지금만큼의 활약은 어려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아무래도 투타를 겸업하다보니 부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큽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다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오타니가 앞으로 어떻게 활약할 지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뉴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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