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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가족 품에서 죽고 싶다"…비전향 장기수의 마지막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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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고향, 가족 품에서 죽고 싶다"…비전향 장기수의 마지막 소망
  • 송고시간 2018-04-26 22:23:53
"고향, 가족 품에서 죽고 싶다"…비전향 장기수의 마지막 소망

[앵커]

비전향 장기수 문제는 분단이 만든 아픈 상처 중 하나인데요.

비전향 장기수들은 수십 년간 옥고를 치르면서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아직도 북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품에 안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아흔이 된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 할아버지.

그는 1961년 공작원으로 남파됐습니다.

그리고 꼬박 57년이 흘렀고, 그중 절반이 넘는 세월을 옥중에서 보냈습니다.

온갖 고문과 옥고를 치르면서 몸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평양 집에 남겨두고 온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기억만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구순 노인의 마지막 소원은 하나입니다.

<서옥렬 / 비전향 장기수> "(마지막 소원은) 북으로 가는 거. 가족들하고 같이, 가족들 품에서 죽는 거. 그때로 돌아가면 집사람한테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내가 아무래도 이번에 가면 못 올 것 같다. 그러니까 애들 잘 키워라'."

1967년 남파된 이광근 할아버지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22년간 옥고를 치르면서 공포와 강요로 전향서를 썼지만,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51년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이광근 / 비전향 장기수> "가도 아는 사람이 없잖아. 솔직히 여기보다 아는 사람이 더 없어. 그래도 고향이라는 그 애착. 그것 때문에 가고 싶다는 것이지. 대동강구역 소룡동 64반."

2000년 6·15 공동선언 합의에 따라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송환됐습니다.

2차 송환 요구자 33명은 남북 관계가 단절되면서 돌아가지 못했고, 그중 19명만이 생존해 있습니다.

<장헌권 / 서옥렬 송환 추진위원장> "선생님들이 고령이시고, 또 건강상태가 안 좋으시니까 하루빨리 송환되어야 하고. 더군다나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선생님들이 고향에 가실 수 있도록…"

한반도의 봄이 찾아오면서 고향을 그리는 비전향 장기수들의 희망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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