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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을'의 반란이 시작됐다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을'의 반란이 시작됐다
  • 송고시간 2018-05-06 18:58:06
[현장IN]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을'의 반란이 시작됐다

[명품리포트 맥]

[앵커]

'땅콩 회항'에 이어 '물컵 갑질' 논란까지, 대기업 오너가의 갑질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을'의 반란이 시작됐다는 건데요.

이번주 현장인에서는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갑을관계를 짚어봤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갑질' 논란으로 잇따라 대중 앞에 고개를 푹 숙인 자매들.

언니는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삼아 이륙 중인 여객기를 돌려 세워 포토라인에 서고.

<조현아 /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여러분들께 심려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동생은 광고업체 직원이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며 음료를 뿌리고 유리컵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소환됐습니다.

<조현민 / 전 대한항공 전무>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말합니다.

<박창진 / 대한항공 전 사무장>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고 있는가. 그들은 인간존중이라는 가치관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다."

금요일 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기획한 첫 촛불집회 현장입니다.

이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만나 이번 집회를 계획하고 논의했는데요.

집회의 진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조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대한항공 직원> "조직적으로 시작되는 쟁의행위나 집회보다 굉장히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게 개개인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자리에 나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수 일가의 갑질을 폭로하고 각종 증언과 제보를 쏟아내면서 전방위 수사를 이끌어 낸 것도 바로 오픈 채팅방의 직원들이었죠.

'을'들의 집회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또 다른 포인트도 눈에 띕니다.

바로 가면과 마스크입니다.

이미 땅콩 회항 사건에서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이 되레 인사 불이익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직원들.

사측의 보복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신분 노출을 최소화하고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듯 집회 참석 경로도 다양화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오너 경영의 문제점이 충분히 식별됐으니 법제적으로 그런 문제들이 차근차근 해결해야 될 과제라는 것들이…"

<박창진 / 대한항공 전 사무장> "불공정함과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자연적으로 견제가 되죠. 피해자들이 더 영광스러운 자리로 가고 더 영광스러운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더 비참하게 가게끔 만드는 구조가 되어 있어요."

잘못된 관행이라면 바로 잡아야 되겠죠.

갑질 행태는 왜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또 어떻게 하면 근절할 수 있을까요.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질문 1> 최근 논란이 되는 갑질행태가 왜 반복된다고 생각하세요?

<질문 2> 대안이 있을까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회구조적인 문제여서 우리 사회의 '을' 들은 그저 참고 견디고 버티며 지내왔던 겁니다.

하지만 대한항공 직원들의 촛불집회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규모의 촛불집회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시민들은 불의에 맞서 힘을 모으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SNS와 인터넷 등 제보통로도 다양해지면서 '갑질 미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한 모습입니다.

<이나영 / 중앙대 사회학과교수> "우리 스스로가 이 문화를 바꾸고 내 의식을 바꾸겠다는 운동 차원으로 가는 것이 한편에 있다면, 보편적인 시민들의 의식을 견인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한 거죠."

갑질 행위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용우 / 변호사> "매우 특수하고 반복적, 지속적인 직장 내 갑질에 대해서는 특수성을 인정해서 반의사불벌죄에서 배제하고 가중처벌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여지고요."

눈 앞에 펼쳐진 부조리에 더 이상 눈감지 않겠다는 을들의 반란이 우리사회를 어디까지 바꿔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현장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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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