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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엇박자 투톱' 김동연과 장하성의 운명은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엇박자 투톱' 김동연과 장하성의 운명은
  • 송고시간 2018-08-26 09:10:00
[여의도풍향계] '엇박자 투톱' 김동연과 장하성의 운명은

[명품리포트 맥]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을 이끄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입니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아이콘으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혁신성장의 지휘자라는 위상을 지녔습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조화시켜 민생 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임무가 두 사람 앞에 주어진 겁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사람의 엇박자 논란은 끊이지 않아 '김앤장 리스크'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했습니다.

두 사람의 불화 내지 갈등설이 오히려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의 이상 기류는 잦아들기는 커녕 날이 갈수록 두드러졌습니다.

고용 지표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원인과 해법을 놓고 두 사람이 이견을 드러낸 겁니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석달째 10만명 대를 기록했던 지난 5월.

두 사람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악화에 미친 영향을 두고 다른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김동연 / 경제 부총리>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하성 / 청와대 정책실장> "일부 음식료업을 제외하고는 총량으로 보아도 그렇고, 제조업 분야 등에서 고용 감소 효과가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노출한 가운데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에 더욱 힘을 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진단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의겸 / 청와대 대변인>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증가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자신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적인 효과가 90%이다."

이를 두고 관가에서는 경제 정책의 주도권이 장하성 실장으로 넘어갔고, 김동연 부총리는 패싱당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돌았습니다.

그러자 김 부총리는 경제 콘트롤타워 논란은 '실체 없는 그림자 게임'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성과로 말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불협화음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자제했지만, 두 사람의 갈등설은 외곽에서 확대재생산됐습니다.

김 부총리의 삼성전자 방문을 둘러싼 언론보도,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 불쏘시개가 된 겁니다.

이달 6일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에 대해 일부 언론은 청와대 소식통을 출처로 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재벌에 투자ㆍ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했다"는 겁니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구걸' 발언의 배경에는 두 사람의 입장차가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박원석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은 논란을 더욱 키웠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를 만났는데 '정부가 대통령 말도 안 듣는다'는 예상 외의 답변을 들었다는 겁니다.

이 글을 두고 갈등설의 당사자가 김 부총리와 장 실장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또다시 "완전히 틀린 추측"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잠잠하던가 싶던 두 사람의 갈등설은 고용쇼크를 계기로 또 불거졌습니다.

당정청은 7월 취업자 증가폭이 5천명에 그치자 지난 일요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두 사람은 다시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김 부총리는 필요시 경제정책 수정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장 실장은 수득주도성장이 곧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한 겁니다.

두 사람의 엇박자가 노출되자 문 대통령은 직접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웍으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도 다시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김동연 / 경제 부총리>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두 축을 조화롭게 보고 이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가야지…"

<장하성 / 청와대 정책실장> "매우 현재까지는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갈등설을 봉합한 장 실장과 김 부총리.

여권은 두 사람을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끄는 두 바퀴로 묘사합니다.

다시 말해 한 쪽 바퀴가 이탈하면 다른 바퀴가 굴러갈 수 없고, 결국 대한민국 경제라는 수레마저 멈춰 버리는 구조라는 겁니다.

두 사람은 최근 국회에서 경제정책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싫든좋든 한 배에 올라탔고, 경제 성적표에 따라 진퇴를 결정해야 하는 공동운명체로 묶이게 된겁니다.

경제와 민생안정을 위해서라도 두 사람의 갈등설이 더는 불거지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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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