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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씩 '차곡차곡'…고령화 슬픈 자화상

사회

연합뉴스TV 500원씩 '차곡차곡'…고령화 슬픈 자화상
  • 송고시간 2018-10-06 10:55:13
500원씩 '차곡차곡'…고령화 슬픈 자화상

[앵커]

이른 아침 매주 첫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체 인구 7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인 한국 사회 노인들의 슬픈 자화상인데요.

노후를 보낼 돈은 부족하고 당장 일할 곳이 없어 500원을 받으려고 나서는 노인들을 정인용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매주 목요일이면 노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공원을 속속 메웁니다.

자리까지 맡아가며 줄을 서서 기다린 것은 번호표 금세 200번을 훌쩍 넘습니다.

인근 교회와 성당에서 500원짜리 동전 3개와 간식을 받기 위해 챙기는 것입니다.

<76살 노인> "난 지금 왔어요. 저기 온 사람들이 일찍 온 사람들이고. 첫차타고 오는 것이에요. 우리 늦게 오는 사람들은 7~8시에 오는 것이고."

노인들은 집에만 있기에는 외롭고 끼니 걱정도 만만치 않아 성한 곳 없는 몸을 이끌고 이곳을 찾습니다.

당장 밥 사먹을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한 노인들이 많고 생활비 마련은 온전히 자신이나 배우자 몫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76살 노인> "80이 넘은 사람들이 많아요. 어디 직장에서도 안 쓰고 그러니까 얼굴도 볼겸 나오는거지. (용돈은 자식분들이 다 주는 거예요?) 안 줘요."

그나마 말동무를 만나 가까워지기라도 하면 번호교환은 필수입니다.

< A교회 자원봉사자> "여기 와서 이렇게 전화번호를 주고받고…"

노인들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또 다른 교회 앞인데 보시는 것처럼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이곳에서 점심도 먹고 또 500원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입구에서 번호표를 받은 노인들은 곧장 예배에 나섭니다.

예배 후 식사까지 마치면 기다리던 500원을 손에 넣습니다.

< B교회 권사> "(이런 분들은 동전을 두개씩 주는 이유가?) 이렇게 어렵잖아요. 신체적으로 불구니까 여기 꼭대기까지 올라오려면… 다 두개씩 주면 좋지만…"

기다림의 값으로 2,000원을 손에 쥔 노인들 또 다시 다른 교회를 찾아 쓸쓸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연합뉴스TV 정인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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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