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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되자마자 파괴된 작품…뱅크시 "내가 벌인 일"

세계

연합뉴스TV 낙찰되자마자 파괴된 작품…뱅크시 "내가 벌인 일"
  • 송고시간 2018-10-08 13:42:21
낙찰되자마자 파괴된 작품…뱅크시 "내가 벌인 일"

[앵커]

최근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장에서 15억원짜리 미술작품이 낙찰되자마자 파괴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소행임을 밝혔는데 왜 그랬을까요.

김민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주 런던소더비 경매장에 등장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입니다.

치열한 경매를 거쳐 우리돈 약 15억 원에 낙찰된 순간 삐삐삐 하고 경고음이 울리더니 그림이 액자 밑을 통과하면서 가늘게 잘려 나갑니다.

경매장은 일순간 혼란에 휩싸이고 직원들은 급하게 작품을 치웁니다.

그런데 이는 철저하게 계획된 일이었습니다.

다음날 뱅크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입니다.

액자 내부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과정, 그리고 당일 경매장 풍경이 담겼는데 몇년 전 이 그림이 경매에 나갈 것에 대비해 몰래 파쇄기를 설치했다는 자막도 넣었습니다.

이와 함께 "파괴의 욕구는 곧 창조의 욕구"이라는 피카소의 인용문도 남겼습니다.

영국 출신 '얼굴없는 화가'로 불리는 뱅크시는 세계를 돌며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그라피티로 남기고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합니다.

이 같은 전력에 비춰 사건은 현대미술 시장의 거래 관행을 조롱하는 치밀한 기획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뱅크시는 과거에도 터무니없는 가격에 미술 작품이 거래되는 경매 현장을 비꼬는 그림을 그린 바 있습니다.

소더비 측은 "우리가 '뱅크시'에게 당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소더비는 낙찰자와 다음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낙찰된 작품이 뱅크시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미술계 역사상 희대의 장난이 더해진 점에서 오히려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김민혜입니다.

makere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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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