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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늘면 뭐 해"…빈곤노인 주머니 늘 그대로

경제

연합뉴스TV "기초연금 늘면 뭐 해"…빈곤노인 주머니 늘 그대로
  • 송고시간 2018-10-13 13:42:00
"기초연금 늘면 뭐 해"…빈곤노인 주머니 늘 그대로

[앵커]

연합뉴스TV 연중기획, 인구생태 변화보고서 일곱번째 순서입니다.

지난주부터 노인빈곤 문제를 짚어보고 있는데요.

복지예산은 해마다 10% 넘게 늘어나는데 정작 가장 가난한 노인들의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준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호태 할아버지는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사랑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네사람 절반이 기초생활수급자인 곳입니다.

<김호태 / 동자동사랑방 대표> "술을 먹어도 방에 들어 앉아서 먹고 그러거든. 병원을 가자그래도 잘 안가요. 부담이 되니까…"

원래대로면 50만원 정도의 생계급여를 받아야 하지만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25만원 뿐입니다.

기초연금 25만원이 소득으로 잡혀 그 금액만큼 깎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일정을 앞당겨 내년부터 저소득층 노인에는 기초연금을 30만원까지 올릴 계획이지만 그래봐야 달라질 게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젊은 시절 일을 하다 손목을 다친 최모 할아버지 사정도 비슷합니다.

<최모씨 / 기초생활수급 노인> "꼭 이돈이 모자라요. 20만원 정도. 모자르니까 목돈 자꾸 찾아쓰게 되죠. (집도) 낮은데로 옮기고 현찰 야금야금 다 쓰고…"

답답한 마음에 일자리를 구해봤지만 몸이 불편하다보니 일주일도 안돼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실상 생계급여가 수입의 전부인 셈입니다.

올해 전체 복지예산은 지난해보다 12% 늘었는데도 생계급여는 1%, 1인가구 기준 6,000원 인상에 그쳤습니다.

내년에도 2%만 오를 예정입니다.

저소득 노인을 돕자고 기초연금을 도입했지만 정작 가장 가난한 노인들의 소득은 제자리인 반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아닌 노인들이 온전한 연금을 받아 소득격차만 벌리는 결과가 된 겁니다.

<오건호 / '내가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위원장> "기초연금이 25만원, 30만원까지 갈 예정이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기초연금으로 인해서 생기는 가난한 노인과 일반노인간의 역진적 격차, 형평성 문제가 너무 커져버린 거에요."

소득이 전 국민 중 중간인 사람의 절반도 안되는 노인의 비율은 46%.

기초연금 도입 뒤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노인 절반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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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