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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한반도 덮친 붉은불개미…악성 외래종들의 '습격'

사회

연합뉴스TV [현장IN] 한반도 덮친 붉은불개미…악성 외래종들의 '습격'
  • 송고시간 2018-10-14 13:20:48
[현장IN] 한반도 덮친 붉은불개미…악성 외래종들의 '습격'

[명품리포트 맥]

[앵커]

최근 한 달 새 독성 외래곤충이 국내에서 4차례나 검역망을 뚫고 발견됐습니다.

경기 안산에서는 붉은불개미가, 대구에서는 맹독성 독거미가 나온 것인데요.

외래종 관리가 과연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박수주 기자가 현장IN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의 물류창고.

국내 유명 스팀청소기 1,900개를 싣고 이곳으로 온 컨테이너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둥성에서 출발해 사흘 뒤 인천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붉은불개미가 발견되기 전까지 약 한 달간 인천항에 머물러 있었는데요.

국내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이번이 8번째입니다.

발견된 개미만 6,000마리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교미 전 단계인 '공주개미'는 발견됐지만 알을 낳는 '여왕개미'의 행방은 묘연합니다.

<이주영 / 한강유역환경청 팀장> "지금 현재 컨테이너 내부에 있던 하역 제품에 대해서 일일이 개미가 있을까 확인 작업 중입니다."

창고 주변은 불안감이 감돕니다.

<창고 인근 직원> "뉴스 보고 놀랐죠. 불안해요. 불안해요. 여왕개미가 안 나왔다고 하니까 혹시 딸려와서 피해 입을까 봐…"

붉은불개미, 학명에 '무적'이라는 의미가 담길 정도로 전투력과 생존력이 강한 악성 외래종으로 꼽힙니다.

비가 와도 무리를 지어 살아남고 독침으로 집단 공격합니다.

<김태우 /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이 불개미 같은 경우는 집단으로 공격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떼를 지어 사람 몸에 기어올라 쏘게 되면 몸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서 심한 경우 사람에 따라 쇼크사 할 수 있는…"

남미에 서식하던 붉은불개미는 북미와 호주에 이어 최근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올들어 발견 빈도가 더 잦아졌고 부산과 인천 등 항만은 물론 내륙에서도 보고됐습니다.

학계에서는 2000년대 초 이미 온난화로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 붉은불개미가 서식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지난 3월 붉은불개미 방제 매뉴얼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개미의 특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류동표 / 성재대 교수ㆍ개미 전문가> "일개미들이 한 곳에 있지를 않아요. 여왕개미 근처에 있지… 건들지 않으면 그대로 있어요. 다 약 뿌려놓고 자기들이 어디 다 도망가게 해놓고 왜 못 잡냐고 여왕개미 없냐고 막 화를 내요. 그것은 아니잖아요."

지난달 대구 공군기지에서는 붉은불개미보다 독성이 12배나 강한 외래 독거미가 처음 발견됐습니다.

당초 암컷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자 환경부는 추가 개체가 없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얼마 뒤 살아 있는 암컷과 알집까지 발견돼 미온적 대처에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용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러이러한 조치를 하겠다는 이러한 정부의 행동이 일체 없었어요. 이런 외래종의 발견에 대해서 대응 시스템이 전혀 없더라 하는 부분이 제일 큰 문제…"

환경부는 외래종을 국내 정착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국내에 이미 정착한 것은 '생태계 교란 생물'로 아직 정착하지 않은 것은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반입 등을 제한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생물은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까지 교란 생물과 위해우려종은 각각 21종과 155종이 전부.

이 중 붉은불개미처럼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100대 악성 침입종은 8종에 불과합니다.

2015년 소방관을 숨지게 한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되기는커녕 최근까지 별도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부랴부랴 국내 유입 전이라도 위해성이 의심되는 생물을 '유입 주의 생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결책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종 단위로 관리하는 터라 쉽게 허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구에서 발견된 독거미는 '과부거미'에 속하는데 국내에서 관리되는 과부거미는 전체 31종 중 2종뿐입니다.

일본은 위해성이 확인되면 종보다 한 단계 더 큰 분류인 속 전체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행 위해성 평가가 지역별 생태계 특성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박용하 /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지역마다 온도가 변하는 것이 다르거든요. 온도만 바뀌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관련된 기후변화 이벤트들이 다 바뀌어요. 그걸 가지고 외래종 침입을 방지해야 되는데… (위해성) 평가를 하게 돼 있는데 그 하는 방법이 적절치가 않다는 이야기죠."

신속하게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악성 외래종의 습격은 머잖아 또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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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