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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N] '홧김에 살해' 하루 1건꼴…분노하는 대한민국

사회

연합뉴스TV [현장 IN] '홧김에 살해' 하루 1건꼴…분노하는 대한민국
  • 송고시간 2018-10-28 09:00:13
[현장 IN] '홧김에 살해' 하루 1건꼴…분노하는 대한민국

[명품리포트 맥]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의 결정적 살해 동기는 '무시 받았다'는 분노에서 비롯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성수는 아르바이트생 신 모 씨에게 게임비 1,000원을 돌려받지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신 씨를 향해 김성수는 준비해 온 칼을 휘둘렀습니다.

신 씨의 얼굴과 목, 손에는 수십개의 칼자국이 남았는데요.

신 씨를 진료한 의사는 칼자국의 갯수를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잔혹한 범행에 대해 '수동적 공격 성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평상시에는 분노를 잘 표현하지 못하다가 본인을 자극하는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폭발적으로 분노하는 일종의 분노조절장애인 셈입니다.

<김우희 / 서울시 은평구> "어디가서도 방심할 수 없고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PC방 뿐만이 아니라 편의점이나 공공시설에서도 많이 무섭고…"

<박진섭 / 서울시 은평구> "아르바이트를 대학생들도 많이 하는데 그런 식으로 보복을 당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나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지난 21일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는 이유로 강남구 역삼동의 한 주택가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40대 남성.

22일 오후 강서구 등촌동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전 부인을 흉기로 찌른 49살 김 모 씨.

모두 분노범죄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 914건 가운데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이 39.1%로 집계됐습니다.

분노의 원인이 되는 현실불만까지 포함하면 43.9%인 401건으로 분노 살인이 하루에 1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망상에서 비롯된 분노범죄는 보복범죄와 달리 분을 풀기 위해 잔혹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나타내는 충동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해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5,900여명.

성별로는 남성이 많았습니다.

남성 기준으로 20대 환자에 이어 30대, 10대 순이었습니다.

충동조절장애의 범위는 간헐성 폭발장애뿐 아니라 병적 방화, 알코올이나 약물에 의한 의존 장애 등을 포함합니다.

<이상민 /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취업의 어려움이라던가 경쟁 심화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분명히 관여하는 것 같고요. 젊은 남성 인구들이 알코올 문제가 같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서 분노조절 장애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분노조절장애는 소통부족, 과잉보호,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선은 개인의 문제이지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의학과 팀이 분노조절장애 증상과 관련해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을 실행한 결과 왜곡된 인지를 바로잡는 방식으로 과잉충동 행동이 개선되고 공격성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이 활성화 됐습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해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을 사전에 막는 훈련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 상 / 심리상담사> "최근에 추가된 진단명 중 하나가 간헐적 폭발성 장애입니다. 본인의 의지로 개선시켜봐야겠다고 해서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분노나 화를 적절한 수준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사고의 틀을 보면서 수정해 나가기도 하는…"

<이윤호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학장> "환경적인 요인이 있더라도 개인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보지 않을 수 없죠. 그러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 만이 아니라 사회 환경적인 요인도 해결할 수 있는 동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화를 참지 못해 앞뒤 안 가리는 행동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정과 학교단위에서 '공감교육'의 중요성도 다시금 강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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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