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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진위공방으로 번진 리선권 냉면 발언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풍향계] 진위공방으로 번진 리선권 냉면 발언
  • 송고시간 2018-11-04 09:39:13
[여의도 풍향계] 진위공방으로 번진 리선권 냉면 발언

[명품리포트 맥]

[앵커]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남북화해의 상징이 된 평양 냉면이 정치공방의 소재로 등장했습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했다는 냉면 발언을 놓고 진위 논란이 불거진 건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냉면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갑론을박을 살펴봤습니다.

[기자]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9월 평양 정상회담을 거치며 평양 냉면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회담 당시 평양 옥류관에서 제면기까지 공수해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양 냉면을 대접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 냉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9월 평양 회담에선 대동강 변의 옥류관 본점을 찾아 냉면 오찬을 했습니다.

당시 특별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찾은 대기업 총수들도 평양 냉면을 맛보며 한반도 평화의 여정에 동참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함께 냉면 오찬을 하는 장면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평양 회담 이후 한달 보름여가 흐른 현재.

대기업 총수들과 리선권 위원장의 냉면 오찬은 난데없이 정치권 공방의 소재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리선권 위원장의 발언 내용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월요일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

자유한국당은 리선권 위원장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면박을 줬다는데 사실이냐고 캐물으며 정부가 북한에 저자세를 보인다고 질타했습니다.

<정진석 / 자유한국당 의원> "옥류관 행사에서 리선권은 난데없이 대기업 총수들 모여앉아 냉면먹는 자리에 불쑥 와가지고 정색을 하고 말이죠. '아니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거갑니까' 이렇게 얘기했어요."

<김무성 / 자유한국당 의원> "우리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을 갖다 혼을 내야 될 것 아닙니까?"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야당의 추궁에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짚고 넘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조명균 / 통일부 장관> "비슷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리선권 위원장이) 불쑥 온 건 아니고 그 자리에 같이 앉아 있었습니다."

조 장관에 이어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목요일 정보위 국감에서 "냉면 발언이 사실이라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명히 짚어야 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비판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자유한국당은 평양 냉면 굴욕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병준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평양냉면 굴욕 사건이라고 해도 되는…경제인이 겁박을 듣게 하고 이것이 과연 정상인가…"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상소리도 이런 상소리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대기업 총수들을) 반강제적으로 데려갔으면 이런 모멸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를 해야 합니다."

바른미래당도 리 위원장의 발언은 살얼음판 같은 남북관계를 깨트릴 수 있는 말 폭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태경 /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남북정상회담으로 인기가 높았던 평양 냉면이 리선권 때문에 다 체하게 생겼습니다. (남북관계는) 조심 또 조심해도 모자랄 판에 리선권은 그야말로 한반도의 말폭탄입니다."

야권이 파상공세를 펼치자 여권은 수습에 나섰습니다.

발언 내용의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시 리선권 위원장과 동석한 기업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봤는데, 냉면 발언이 없었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참 이런 사안들을 그렇게 키워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명균 장관도 본인이 그 자리에 없었고 전해들은 이야기여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조명균 / 통일부 장관> "건너건너서 그때 평양 정상회담을 할 때 바쁜 일정 중에 얼핏얼핏 얘기한 것이어서요. 저도 어쨌든 좀 더 정확한 것은 제가 지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청와대도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한국당은 민주당 지도부가 기업 총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입막음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민주당 지도부의 눈물겨운 노력 끝에 리선권 냉면 발언이 결국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닥달을 하니까 (통일부 장관) 입장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야가 진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냉면 발언 논란은 일단 이 상황에서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다만, 여당이 걸끄러운 이슈를 잠재운 것인지, 야당의 과도한 정치공세였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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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