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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7차례 인사 독주 vs 14번 보이콧 중독"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풍향계] "7차례 인사 독주 vs 14번 보이콧 중독"
  • 송고시간 2018-11-18 11:38:47
[여의도 풍향계] "7차례 인사 독주 vs 14번 보이콧 중독"

[명품리포트 맥]

[앵커]

예산국회가 갈수록 꼬이고 있습니다.

야당이 청와대의 공직 인사에 반발하며 지난주 목요일 본회의에 불참했고 여당은 보이콧 중독증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번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예산국회 파행을 놓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여야의 행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예산국회 파행의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시한은 다가오고 민생법안은 쌓여만 가는데 여야가 네탓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약속했던 협치는 언제 그랬냐는듯 또 손쉽게 내팽개치는 모습입니다.

여야 공방은 최근 청와대가 단행한 인사에서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경제 투톱 교체와 함께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임명하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한 겁니다.

조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녀 위장전입과 증여세 탈루,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청와대가 조 장관을 임명해선 안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 그리고 위장전입, 이루 말할 수 없는 범법적 행위로 사실상 강방에 가도 모자랄 사람을…"

야당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인사의 7번째 임명 강행이라고 지적하며 청와대의 국회 무시이자 협치 파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관영 /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바른미래당은 누차 (조명래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급 인사로 7번째 임명 강행을 했습니다."

여권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두 야당은 실력행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월요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실무회동에 불참한데 이어 두 가지 요구 사항을 내걸며 국회 보이콧 카드를 꺼냈습니다.

공직 인사 검증을 책임진 조국 민정수석의 해임과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여권이 수용하지 않으면 국회 일정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겁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국회를 볼모로 잡고 몽니를 부린다고 비판했습니다.

<강병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국회 일정을 볼모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한 것은 야당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라는 노골적 요구이자 대통령 인사권의 명백한 침해입니다."

결국 여야의 양보없는 대립 속에 지난 목요일 본회의는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본회의에 불참했고, 의결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겁니다.

민주당은 두 야당의 보이콧을 맹비난했습니다.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인사권에 반발해 야당이 판을 깨는 것은 협치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행태라고 지적한 겁니다.

또한, 야당의 국회 의사일정 거부 횟수까지 헤아려가며 보이콧 중독증에 걸렸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대 국회 들어 야당이 상임위와 국정감사 의사 일정을 보이콧한 사례가 오늘까지 14번이나 됩니다. 이쯤되면 보이콧 중독증이라고 해도 과연이 아닐 것입니다."

국회가 파행하면서 여야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스스로 거둔 최대의 성과마저 부정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는 국감에서 사립유치원 비리와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을 이슈화하는데 성공했지만, 후속조치를 놓고선 서로 정략적 카드로 활용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습니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의 경우 민주당이 주도해 유치원 3법을 제출했지만, 한국당은 별도 법안을 발의하겠다며 논의를 미룬 상태입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립유치원을 무턱대고 비리, 적폐로 모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와 제도 개선에 신중해야 한다는…"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선 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감사원 감사를 먼저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나왔을 때 국조를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예산안이 졸속심사로 흐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입니다.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470조5,000억원.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씀씀이를 키운 슈퍼예산입니다.

여야는 국민 세금이 허투로 쓰이는 일이 없도록 어느 때보다 예산을 깐깐하게 살펴보겠다고 했지만, 예산증액과 감액을 따져야 할 예결위 소위는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소위 정원 문제로 여야가 다투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정식 /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예산안 조정소위 인원정수 협상에서 다른 당은 나몰라라 하고 자당의 몫만 챙기려고 하는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장제원 /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 "민주당이 갑자기 소위 정수를 늘리자는 것은 시간끌기 하자는 거예요. 민주당이 꼭 비교섭단체를 안고 싶으면 민주당이 자신의 의석을 양보해서 하면…"

최근 여의도에서는 '밥값 잘하는 의원'이라는 말이 회자된 바 있습니다.

국회 정개특위에서 의원정수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의원들이 밥값을 잘한다면 정수 확대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으로 돌아서지 않겠느냐는 주장이었습니다.

여야가 국회 파행의 책임 공방을 벌이는 이때, 의원들이 과연 밥값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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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