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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 2018년 정치권 뒤흔든 '말의 전쟁'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풍향계] 2018년 정치권 뒤흔든 '말의 전쟁'
  • 송고시간 2018-12-30 09:00:05
[여의도 풍향계] 2018년 정치권 뒤흔든 '말의 전쟁'

[명품리포트 맥]

올해도 정치권에서는 숱한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여야는 정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비수와도 같은 날카로운 말을 주고 받았고, 의기양양하게 상대를 공격하다가도 자신이 뱉어놓은 말의 덫에 걸려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여야간 말의 전쟁은 새해 벽두부터 펼쳐졌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두고 펼쳐진 평화 올림픽, 평양 올림픽 설전이 그것입니다.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표>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김정은의 위장평화공세에 같이 놀아나고 있습니다."

<우원식 /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야당은, 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에 찬물을 끼얹고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있는 정치적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 올해 초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과거 정권과 현 정부의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사건 수사에 대해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명박 / 전 대통령>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또한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수현 / 전 청와대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 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 이 전 대통령은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명박 / 전 대통령>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에 한국당은 검찰을 사냥개로 묘사하며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도 드러냈습니다.

6월 지방선거는 올해 정국을 가르는 분수령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압승했고, 전례없는 참패를 당한 보수 야권에는 쓰나미가 몰아닥쳤습니다.

무엇보다 민주당 압승의 1등 공신은 한반도 훈풍이었습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은 숱한 화제의 말을 남기며 국민의 뇌리에 한반도 평화 무드를 또렷이 각인시켰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파격 화법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습니다. 가져왔는데 대통령님께서 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문 대통령은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공개 연설을 하며 한반도 평화를 역설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일부 후일담은 정치공방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이 그것입니다.

리 위원장이 평양회담 당시 옥류관 오찬에 참석한 남측 기업인들에게 면박을 줬다는 내용인데, 야당은 냉면 굴욕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진석 / 자유한국당 의원> "(리선권 위원장은) 아니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조명균 통일부 장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올해 정치권에서는 올드보이의 귀환도 화제였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해찬 대표는 집권 20년론을 앞세워 여당 사령탑에 올랐고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수적인 사회에서 개혁적인 정책이 뿌리내리려면 최소한 20년 정도는 집권할 수 있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드보이 리더십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골드 보이라는 반박도 나왔습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얼마나 개혁의지를 갖고 있는가, 얼마나 정치를 새롭게 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올드보이냐 골드보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다 연말 정국은 폭로 의혹으로 얼룩지며 청와대와 검찰 6급 수사관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청와대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을 미꾸라지라고 비판하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김의겸 / 청와대 대변인>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연말 정국까지 정치인의 메시지는 차고 넘쳤습니다.

여야 모두 민생을 앞세웠지만, 국민의 고단한 일상에 희망과 위로를 안겨 주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내년에는 말의 성찬보다는 실천을 앞세우는 정치권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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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