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여의도 풍향계] 고영태와 신재민…여야의 엇갈린 시선

정치

연합뉴스TV [여의도 풍향계] 고영태와 신재민…여야의 엇갈린 시선
  • 송고시간 2019-01-06 09:01:02
[여의도 풍향계] 고영태와 신재민…여야의 엇갈린 시선

[명품리포트 맥]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지난주 여야의 입에 오르내린 두 사람입니다.

신재민 씨는 청와대의 적자 국채 발행 외압 의혹, KT&G 사장 교체 지시 의혹을 제기했고 고영태 씨는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폭로했던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이 오버랩된 것은 공익제보자 논쟁 때문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신 씨를 공익제보자라고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일개 전직 사무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자 한국당은 고 씨를 의인이라고 했던 민주당이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반발했습니다.

여야가 이처럼 갑론을박을 벌인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 잠시 2년 전 이맘때로 시계를 돌려 보겠습니다.

2016년 말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을 무렵 고 씨는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을 밝힐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고영태 / 전 더블루케이 이사> "제가 보고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확실하게 솔직하게 소명하고 나왔습니다.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을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검찰에 다 성심껏 이야기했으니 그것은 나중에 수사결과 판단을…"

고 씨는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도 출석해 최순실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을 증언했습니다.

<고영태 / 전 더블루케이 이사> "진실을 밝히고 싶었던 것 몇 개를 밝혔습니다. 저야 민간인인데 어떤 힘이 있겠습니까."

고 씨의 증언을 놓고 당시 여당이었던 한국당,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고 씨와 최 씨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사건이 시작됐고 이것이 국정농단 사태로 변질됐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일부 의원은 고 씨와 최 씨의 사적 관계를 캐물으며 고 씨를 몰아세웠습니다.

<이만희 / 당시 새누리당 의원> "(고영태 씨와 최순실 씨가) 굉장히 가까운 관계면 남녀관계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차은택 / 전 창조경제추진 단장> "그것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만희 / 당시 새누리당 의원> "고영태 증인, 대답해보시죠."

<고영태 / 전 더블루케이 이사> "절대 그런 관계 아니었습니다."

<이완영 / 당시 새누리당 의원> "(최순실 씨가) 차은택과 가까이 지내기 때문에 고영태 씨가 뭔가 앙심을 가지고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태 / 전 더블루케이 이사>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민주당은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막장 드라마라고 비판했습니다.

<고용진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싸구려 막장 드라마로 더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손혜원 의원은 최순실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고 씨와 노승일 전 케이스포츠재단 부장을 '국정농단 판도라 상자를 연 분'이라고 평가하며 이들을 응원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난 지금.

민주당은 여당이 됐고 한국당은 야당이 됐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에 연쇄적으로 돌출한 일련의 폭로 사건은 여야의 입장을 완전히 뒤바꿔 놨습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김태우 수사관이 민간인 사찰 의혹을 주장하자 민주당은 김 수사관이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거짓 의혹을 제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신재민 전 사무관이 적자 국채 발행, KT&G 사장 교체 지시 의혹을 제기하자 민주당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가 뛴다고 비판했습니다.

신 씨의 폭로는 김태우 수사관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공무상 비밀누설에 따른 불법행위이고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를 유포한 행위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논리적으로 이해가 잘되지 않습니다. 청와대와 기재부가 협의하는 것이 너무나 정상적이고 소통 아닙니까? 외압이 아니라… 이문옥 감사관 사건과 비교하면 너무 대비됩니다."

<서영교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귀동냥을 듣는 한 사무관의 이야기, 이제 더이상 대한민국이 그런 곳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손혜원 의원은 신재민 씨에게 가장 급한 것은 돈이며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사기행각이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가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이중잣대로 공익제보자를 범법자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여당도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한 발언과 법안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그런데 태도를 180도 바꿔 힘없는 실무자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것에 분노에 앞서 가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용기 /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고영태는 의인이고 김태우와 신재민은 범죄자입니까? 고영태가 의인이면 신재민도 당연히 의인이고 공익제보자입니다."

고영태 씨와 신재민 씨.

두 사람을 바라보는 여야의 엇갈린 시선은 엇갈립니다.

분명한 것은 사건의 실체와 시시비비를 가려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가 진영논리에 매몰된 싸움을 그만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