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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다뉴브강'…비극의 현대사 품은 머르기트 다리

사회

연합뉴스TV '슬픈 다뉴브강'…비극의 현대사 품은 머르기트 다리
  • 송고시간 2019-06-06 06:04:47
'슬픈 다뉴브강'…비극의 현대사 품은 머르기트 다리

[뉴스리뷰]

[앵커]

이번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곳이 있습니다.

머르기트 다리인데요.

이곳에서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아리랑'이 울려 퍼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머르기트 다리는 헝가리인들에게 비극의 현대사를 품은 곳으로도 통하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현장음> "가시는 님은 십리도~~~"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집니다.

헝가리인들이 서툰 한국어로 부르는 '아리랑'이지만,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유람선 침몰 지점 바로 위에 놓인 머르기트 다리는 화려한 다뉴브 강변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지만, 이번 참사 이전에도 수백명이 희생된 곳이기도 합니다.

1944년 11월 머르기트 다리에서는 나치 독일군의 모의폭파 훈련이 잘못돼 수백명의 인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아직도 사망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대 600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역사학자들의 추산입니다.

다리 아래의 수중에는 여전히 2차 대전 당시 폭파로 무너져 내린 잔해들로 가득합니다.

실제로 한국인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우리 정부가 파견한 특수 잠수 요원들도 당시의 잔해들을 확인했습니다.



2011년에는 다리 아래 수중에서 1944년 11월 폭발사고 희생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대거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강둑에는 2차 대전 당시 파시스트 민병대에 의해 목숨을 잃은 시민들을 기리는 조형물 '다뉴브 강가의 신발들'이 또 다른 슬픈 역사를 증언합니다.

이 작품은 강가에서 신발을 벗어 놓고 일렬로 선 채로 총에 맞고 숨져 떠내려간 3천500명의 무고한 시민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비극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품은 머르기트 다리.

지금은 낯선 이국땅에서 숨진 한국인들을 추모하는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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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