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파독 간호보조원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노은님의 개인전이 서울에서 열립니다.
'생명의 화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이 가득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굵직한 화살표들이 각자의 길을 향해 달리다가 서로 부딪치고, 새로운 형상이 탄생합니다.
수많은 화살표로 채워진 200호 대작의 제목은 '생명의 시초', 우주의 시작이 이러했을 것이라는 노은님 화백의 상상이 담겼습니다.
<노은님 / 화가> "점 하나가 나중에 세포분열처럼 자꾸 움직여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그것이 하나의 몸체를 만들고 그러는 거잖아요. 처음 시초는 다 똑같이 시작하고…"
일필휘지의 붓놀림이 만들어 낸 '뛰는 동물', 검은 물 위를 떠다니는 '나뭇잎 배', 치열한 고민과 싸움의 기록인 '불속에서' 노 화백은 단순한 선과 원초적인 색으로 자연이 가진 힘을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노은님 / 화가> "힘이라는 게 하나의 큰 에너지잖아요. 그것이 없이는 아무 생명이 살아갈 수 없거든요."
독일로 파견된 간호보조원에서 미대생, 미대 교수, 세계적인 화가가 되기까지.
노 화백이 고국 밖에서 보낸 50년은 고난과 방황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 여정이었습니다.
그는 주변의 모든 생명에서 얻은 가르침을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예술로 승화시킵니다.
<노은님 / 화가> "생각이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그냥 시작하면 저절로 붓하고 같이 놀아요."
연합뉴스TV 정선미입니다. (sm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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